우리 언어서 찾는 불교문화의 흔적

박인영 2011. 7. 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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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ㆍ지명 사전'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시나 소설, 그림을 창작하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作家)'라는 용어가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청량리'가 신라 말엽에 창건된 청량사(淸凉寺)라는 사찰에서 유래한 지명이라는 것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듯하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어와 지명 중 불교에 뿌리를 두거나 영향을 받은 어휘를 정리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ㆍ지명 사전'(불광출판사 펴냄)이 출간됐다.

말과 글은 문화를 담아 전하는 중요한 그릇인 만큼 조상이 물려준 말과 글에는 선조가 살아온 모습과 의식구조, 풍속, 가치관 등이 서려 있다.

사전은 1천600여 년 전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 함께 하면서 전해진 불교 어휘를 통해 우리가 모르는 사이 불교문화가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서 이어져 왔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편저자인 박호석 전 농협대학 교수는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편에서 불교에서 시작된 상용어 630여 개를,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 편에는 불교용어, 사찰 이름과 관련된 지명 540여 개를 정리했다.

기독교에서 쓰이는 상용어가 사실은 불교용어에서 시작됐다는 내용은 눈길을 끈다.

박 전 교수에 따르면 천주교에서 교회당을, 유교에서는 공자의 묘당을 가리키는 '성당(聖堂)'이 본래 불교에서 법당이나 불당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며 '성당사'라는 이름의 사찰도 여러 곳 있다.

또 교회 운영을 위한 봉사가 직분인 '장로(長老)'가 불교 선종에서는 주지를 가리키고 율종에서는 한 종파의 주관자를, 화엄종에서는 퇴임한 고승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사실 역시 흥미롭다.

박 전 교수는 사라져가는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켜내겠다는 결심으로 수년간 준비 끝에 이번에 책을 내놨다.

그는 서문에서 "도로명 주소라는 새로운 주소 체계가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오랫동안 내려왔던 많은 지명들이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하고 "지금까지의 작업만이라도 우선 알려야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고 보전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전을 편찬했다"고 말했다.

정병조 금강대 총장과 최명환 공주교육대 명예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704쪽. 3만원.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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