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 '번역도 창작'
[뉴스데스크]
◀ANC▶
외국 영화를 보다 보면 어떻게 외국어를 저렇게 우리 입맛에 맞게, 그것도 시간을 딱 맞춰
번역했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번역은 창작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성장경 기자가 이 번역 작가들을 만나봤습니다.
◀VCR▶
이 영화에는 바다 속 거미게가
집단으로 몰려드는
신비한 장면이 나옵니다.
해양 생물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적당히 번역했다간 자칫 망신 당할 수 있어
작가는 꽤 깊이 들어가는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INT▶ 이진영/ 영화 번역작가
"찾아 보니까 뉴질랜드와 호주쪽에
해양 생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아직도 미스터리다 그런데 추측하건대
껍데기를 벗기 위해 모인다."
번역에서 말투는
생명이나 다름 없습니다.
경찰이 주인공일 땐 강력계 형사를 찾아가
사건 현장에선 어떤 말투를 쓰는 지
직접 듣기도 합니다.
우리말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상황에 따라 의역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INT▶ 이진영/영화 번역작가
"'너는 그걸 그때 못했지만 지금은 할 수 있어'
그런 심플한 문장이 있었어요. 근데 그렇게 쓰면
재미 하나도 없잖아요. 그래서 '그 때 이루지 못한
운명을 이제는 잡아야 해' 이렇게 해야 되거든요,
사랑을 놓쳤으니까."
더빙 번역을 할 때는
영화 속 인물의 입 모양까지
우리말 대사와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자신이 쓴 대사를 읽어봐야 합니다.
"생일파티 잖아요, 인상 좀 펴요.
으 기분 무지하게 좋거든"
◀INT▶ 김윤희 /영화 번역작가
"더빙을 할 때 따다닥 해서 입이 딱 맞았을 때
짜릿한 희열 같은 걸 느끼고요."
번역가들에게 가장 어려운 건 역시
배우가 짧게 말하면
그 본래 뜻을 해치지 않고
우리 말 스무자 이내로 자막을
써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오역이나 지나친 의역으로
영화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INT▶ 홍주희/영화 번역작가
"많은 분들을 다 만족시키기는 힘들 것 같고,
제 생각에는 자기 자신한테 떳떳하면 되는 것
같아요."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문화의 중개상들, 자막도, 더빙도
점점 하나의 창작품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성장경입니다.
(성장경 기자 gon846@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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