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크롬비 '말 많은' 한국상륙

2013. 10. 31. 03: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종·외모차별 논란…가격 美보다 50% 비싸

31일 청담동 1호 매장

[ 민지혜 기자 ]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 & 피치'(이하 아베크롬비)가 31일 서울 청담동에 한국 1호점을 연다. 아베크롬비는 뚱뚱한 사람과 동양인을 비하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으로 국제적 논란이 됐던 브랜드. 한국에 대해선 직구족(인터넷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의 접속을 사실상 차단해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한국에서 파는 상품 가격도 미국 현지에 비해 일부 품목의 경우 50% 넘게 비싸게 책정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에선 유독 비싼 브랜드

아베크롬비의 청담동 매장에선 후드 티셔츠가 9만8000~15만원대, 일반 겨울용 외투가 24만8000~35만원대로 책정됐다. 요즘 미국 현지에서 후드 티셔츠가 80~100달러 수준에서 팔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0% 이상 값을 높게 책정한 것이다.

가격이 비싼 것은 청담동의 높은 임대료 때문만은 아니다. 아베크롬비 측은 "각 국가에서 아베크롬비가 신경쓰고 있는 경쟁사의 판매 가격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갭 폴로 자라 등 다른 외국 브랜드 역시 한국에만 들어오면 가격이 부쩍 비싸진다는 얘기다. 갭 티셔츠는 미국에서 20~40달러인데 한국에선 5만~7만원을 받고 있다.

아베크롬비는 지난해 세일 기간 중 국내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할인가격으로 구매할 수 없도록 한국 IP를 차단,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온라인몰에서 직접 외국 브랜드를 구입하는 '직구'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 회사는 또 할인 행사 기간 중 한국에서 접속하면 가격을 볼 수 없게 하는 등 교묘한 방법을 선택, 국내 소비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국 '직구족'은 이 같은 차단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결국 아베크롬비의 '항복'을 받아냈지만 여전히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인종·성 차별 논란도

아베크롬비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백인을 위한 브랜드'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 때문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선 매장을 내지 않겠다는 게 이 회사의 방침이었다. 이 회사는 매장 직원을 뽑을 때도 동양인 등을 배제하고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의 백인만을 고용해 왔다. 미국 당국은 이 때문에 아베크롬비에 500억원의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최근엔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을 이유 없이 해고하기도 했다. 청담동 매장 홍보 행사에서도 큰 키의 근육질 백인 남성을 대거 모델로 내세웠다.

마이클 제프리스 아베크롬비 CEO도 사람을 차별하는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06년 미국의 한 온라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뚱뚱한 고객이 들어오면 물을 흐리기 때문에 엑스라지(XL) 이상의 여성 옷은 안 판다"고 발언했다. 이번 청담동 매장에서도 여성복은 엑스스몰(XS)부터 라지(L)까지만 판매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강연회] 2013 제 5회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11/13 여의도)

[ 한경+ 구독신청] [ 기사구매] [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