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황제의 나라' 발해를 숨기나

2011. 6. 1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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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지난 5월 발해 황후 무덤이 발굴된 중국 지린성(吉林省) 용두산 고분군을 KBS 역사스페셜 취재팀이 찾았다. 제작진이 다가서자 관계자는 날카로운 공구로 위협하며 막아섰다. 발해 유적지는 취재는 물론 사적인 촬영까지 차단하는 상황이다. 취재진과 함께 발해 수도 동경의 궁궐지였던 훈춘시 팔련성을 찾은 윤재운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네 번째 방문인데, 표지판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KBS 역사스페셜은 16일 오후 10시 '추척! 발해 황후 묘는 왜 공개하지 못하나'를 통해 중국 당국이 발해 유적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내막과 발해사 왜곡의 실태를 드러낸다.

 한국 학자들이 중국 지린성의 발해 순목황후 묘 발굴을 접한 때는 지난 2009년.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가 발간하는 잡지 '고고'(考古)를 통해서다. 지극히 간략한 내용만을 담고 있어 발굴의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발해의 정치체를 밝혀줄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渤海国顺穆皇后, 即 简王皇后泰氏也'(발해국 순목황후는 간왕의 황후 태씨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황후'란 두 글자다. 발해가 황제의 나라였다는 얘기다. 발해를 당나라의 지방정권으로 보는 중국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다. 이는 비문에 새겨진 141자 중 극히 일부일 뿐, 중국은 전체 내용은 물론 묘비 사진마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은 외부 접근을 차단한 채 단독으로 발해 유적지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상경성(上京城)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은 지난 2006년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당 발해국 상경 용천부 유적 보호 조례'를 통과시킨 뒤 유적 정비작업을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상경성은 756년 발해 문왕 대흠무가 설계한 궁궐이다. 지금까지 상경성이 중국의 장안성을 모방했다는 것이 중국 학계의 정설이다. 그런데 지난 2009년 제 2궁전 발굴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상경성 제 2궁전지가 전면 19칸에 달하는 큰 규모로 나타난 것. 당나라 장안성의 최대 건물인 함원전은 11칸에 불과하다. 발해가 당의 속국이었다면 일개 지방정권이 황제보다 더 큰 궁궐을 가진 셈이다.

 중국은 발해를 당의 지방정권으로 교과서에 기술하고 있다. 고구려를 세계사에 포함한 것과 확연히 구분된다. 발해가 중국 역사책에 실린 건 무려 반세기 전이다. 이미 두 세대 이상이 발해를 중국사로 배워 온 것이다. 취재진은 현지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젊은 세대가 발해를 당의 지방 정권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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