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이 쓰러진 그 곳, '경교장'을 아십니까

2009. 1. 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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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백범 김구(金九ㆍ본명 김창수)선생이 서거(逝去)한지 꼭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관심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김구 선생이 생을 마감했던 '경교장'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길가던 시민 20명에게 "경교장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1명 외에는 모두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만큼 시민들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 경교장(京橋莊)의 유래 -

경교장은 김구 선생이 1945년 11월 중국에서 환국(還國)한 이후 임시정부의 회의실,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1949년 6월26일 안두희에 의해 암살당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서울강북삼성병원(서울시 종로구 평동 108-1번지) 본관 현관으로 사용 중이다.

원래 경교장은 1938년 금광 재벌인 최창학이 지은 건물로 처음에는 죽첨장(竹添莊)으로 불렸으나, 김구 선생이 사용하면서부터 죽첨장이라는 일본식 이름 대신에 당시 근처에 있던 경구교(京口橋)라는 다리 이름을 본떠 경교장이라 개명했다.

그 후 경교장은 지난 2001년 4월 서울시유형문화재 제 129호로 지정됐으며, 2005년 6월에는 국가문화재 사적 제 465호로 지정됐다. 특히 2005년 국가문화재 지정에 맞춰 당시 2층 집무실(80㎡)을 복원, 백범기념실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집무실에는 김구 선생의 흉상과 안두희가 쏜 총탄 흔적, 안두희 발자국, 임시정부시절 관련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경교장을 포함해 박정희ㆍ최규하 등 사저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이해관계자인 병원측과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만 앞세웠기 때문이다.

- 경교장의 현실 -

진료를 마치고 약을 타러 온 시민들에게 "경교장이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무관심한 듯이 "모른다"고 답해 의아했다. 약제실이 위치해 있는 곳 2층이 바로 백범기념실이었기 때문이다. 작게나마 푯말로 '백범기념실'이라고 써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관심은 무덤덤했다.

기자에게 "김구 선생이 암살당한 곳이 이곳이다"고 설명을 들은 시민 김 모씨(71.여)는 "여기가 그 곳(백범기념실)이었냐"고 반문하면서 "이제까지 별 관심이 없어서 몰랐지만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이렇게 가깝게 있으면서도 모르고 지나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교장을 방문하고 나온 시민 장 모씨(74.여)도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마음이 안 좋다"면서 "그나마 이렇게라도 복원해놨으니 다행이다"고 아쉬워 했다.

정치권에서도 말로만 관심을 보였다. 경교장에 비치된 방명록을 확인하자 지난해 서울시가 복원을 발표한 후 찾아온 인사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민주당 정세균 의장과 의원 등 10여명이 고작이었다.

기념실 안내담당 직원은 "방명록 작성자 외 정치인들은 이곳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일반인들도 지난해에는 하루 20여명 정도 이 곳을 찾았는데 요즘은 10여명도 채 안된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도 병원에 들렸다가 우연히 찾아오는 사람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교장 복원 범민족추진위원회 김인수 공동대표(58)는 "정부에서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문화재를 방치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지난해 복원 발표만 해놓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국가에서 매입을 해서라도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서상준기자 ssjun@khan.co.kr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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