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해외서 한글 백일장 여는 이명학 교수
"도쿄서 한글 백일장 열어보는게 소망"(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글 백일장 대회는 한글 보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해외에 친한파를 키우는게 진정한 해외투자가 아닐까요?"
해외에서 개최되는 '한글 백일장' 행사를 2년 째 이끌고 있는 이명학(53) '성균관대21세기한국어위원회' 위원장은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이자 사범대 학장인 그는 지난해 한국어를 전공하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지인들로부터 들었다.
평소 한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즉각 "해외에서 한글 백일장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후 여러 기업체를 돌며 발품을 팔았고, 학교와 기업체의 '실탄' 지원으로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첫 대회를 열 수 있었다. 해외에서 열린 최초의 한글 백일장 대회였다.
이 위원장은 생각보다 높은 한국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한국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지에 두번 놀랐다고 한다.
서른 여섯 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온 학생이 있는 반면 중국 정부는 중국 대학에 들어선 한국어과가 몇 개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이 위원장은 "드라마나 음악을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피상적이어서 금방 사라진다. 반면 학문을 통한 관심은 오래간다"고 강조했다.
첫 해엔 49개 학교에서 50명이 참가했고, 올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는 50개 학교에서 65명이 참가했다.
이처럼 조금씩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회 관계자들은 한글 백일장의 규모를 더욱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단 그 일환으로, '성균관대21세기한국어위원회는 이달과 12월 각각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글 백일장을 개최한다.
이 위원장은 "한국을 한때 동경해 '한국 따라잡기'에 매진했던 몽골과 중국 등에서 한국에 대한 혐한류가 포착되고 있다"며 "한류를 지속화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한글에 열의를 가진 젊은이들을 지원해 '친한파'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한글 백일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어만 사용해 역사 등 까다로운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외국인 맞짱 토론'도 기획하고 있다.
이처럼 활발한 '한글 전도사'로 굳건한 자리를 매김하고 있는 이 위원장이 바라는 건 일본 한복판에서 열리는 한글 백일장.
"일본 도쿄에서 일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글 백일장을 열어보는게 작은 소망입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역사를 거친 우리가 일본 중심부에서 한글 백일장을 연다면 역사 극복 차원에서도 보람찬 일이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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