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국립민속박물관 건국 60주년 특별전 개막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헐벗고 주린 60-70년대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은 이렇게 노래했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살기 좋은 내 나라 우리 힘으로 만드세."
항상 누군가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 보아야 했던 대한민국은 1977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불과 30년 전에 그토록 열망한 수출 100억달러를 요즘은 도시 단위에서 달성해 얼마 전에는 광주광역시가 그것을 돌파했으며 경북 경산시에서도 이를 목표로 잡고 매진 중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지난 60년 동안 끊임없이 다져져 지금에 이르렀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이 대한민국 60년의 궤적을 다각도로 추적하는 특별전을 마련해 29일 개막했다.
왜 이런 작업이 필요한가? 박물관은 이렇게 말한다. "60년간의 이야기, 그리고 60년 전의 이야기를 이제와 새삼 꺼내드는 것은 그것이 지나가버린 과거의 시간이나 기억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60년의 시간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살아 있는 그리고 현재를 만들어낸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9월15일까지 계속될 '건국 60주년 기념 특별전 : 그 고난과 영광의 순간'은 대한민국 주인공인 한국인이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 되찾은 나라에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붙이고, 전쟁과 폐허에서 나라의 기틀을 다시금 닦아 현재에 이른 궤적을 ▲우리나라 ▲우리의 땀 ▲우리의 생활 ▲우리의 시간 ▲우리의 추억이라는 다섯 가지 세부 주제로 설정해 정리했다.
대한민국을 탄생시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식민지시대에 수를 놓아 제작해 간직한 태극기를 펼쳐 놓았고, 그렇게 만든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순간은 1948년 5월10일 총선거 포스터로 엿보게 했다.
이 포스터엔 "투표는 애국민의 의무, 기권은 국민의 수치"라고 적었다.
1950년 한국전쟁의 증거품으로는 이 전쟁 당시 국군이 사용한 철모를 내놓았다. 한데 철모는 찌그러지고 구멍이 났다. 이 철모는 전쟁이 끝난 뒤에는 '똥바가지'로 재활용되기도 했다.
모기와 파리는 요즘도 극성이지만, 60-70년대에는 파리를 퇴치하기 위해 병에 물을 채워 놓고 그 안에 들어간 파리를 가두어 잡는 도구인 '파리잡이병'이 애용됐다.
헐벗고 주린 시절, '단벌 신사' 아버지는 월급날 '말표 사이다'를 사오셨다. 자린고비 어머니는 '양은 냄비'로 요리를 하셨다. 오래 쓰다 구멍이 나면 땜질을 해서 재사용했다. 그런 어머니는 쌈짓돈을 모아 냉장고를 처음 마련하셨다.
같은 시절, 제법 잘 사는 철수네 아버지는 포니차를 타고 다녔다. 시간이 흘러 철수 아버지는 포니2로 바꿨다가 '코티나 마크V'를 거쳐 80년대 중반에는 당대 최고 고가 모델 '로얄살롱'을 이용했다.
이번 특별전은 이처럼 대한민국 60년사 면면을 증언할 만한 '유물' 500여 점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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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shik@yna.co.kr
<영상취재:왕지웅 기자.편집:조동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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