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유료화' 요금제 해외공략.. 신흥 진출국 게임문 열까

2008. 4. 22. 15: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월드] 지난 2006년 CCR의 'RF온라인'이 정액제를 버리고 부분유료화를 선언한 일은 이후 게임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게임 1세대격인데다 히트작 '포트리스'로 막대한 자금을 쥐고 있던 CCR이 수익개선과 안정적인 유저 확보라는 목표로 이같은 조치를 내렸기 때문. 당시 유저들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리니지'(엔씨소프트)와 '라그나로크'(그라비티), 'R2'(NHN) 등 대표적인 MMORPG 장르 게임들은 정액제를 고수했다. 그러나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일로를 겪으면서 '정액제=실패한 모델' 또는 '부분유료화=구세주'라는 도식이 기업 수뇌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게임 내 아이템을 팔아서 수익을 충당하는 부분유료화가 온라인 게임의 수익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 온라인 게임이 새롭게 진출하는 신흥국가에서는 마치 대세로 여겨질 정도다. 연일 북미행 비행기에 오르는 작품 대부분은 부분유료화로 입을 맞춘 모습이 연출된다. 한국에서 정액제를 고수했던 게임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신작도 모두 부분유료화를 강하게 외치고 있다. 일례로, YNK코리아의 '로한'이 전자라면 예당온라인 '프리스톤테일2'는 후자에 속한다.

이같은 부분유료화 행진은 일단 온라인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신흥 진출 국가에서 유저들의 저항이나 반감을 줄일 수 있어서다.

생소한 게임을 즐기는데 '생뚱맞게' 얼마를 내라는 식의 전략은 통할리 만무하다. 또한 주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게임성이나 관리가 담보되지 않으면 추가 비용에 대한 한계효용은 낮아진다. 업계는 이런 점을 부분유료화의 이유라고 꼽는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 자체에 생소한 신흥 국가에서 무료로도 일단 게임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유저를 끌어모으는 게 급선무"라면서 "게임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분유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월 정액제보다 더 많은 아이템을 구입하는 국가도 많아 굳이 정액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다보니, 더이상 과금체계에 대한 고민도 사라지고 있다. 정액제를 부분유료화로 변경하거나,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를 골라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요금제도 등장했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가 여기에 해당된다. 중국과 대만, 필리핀, 태국에서 '라그나로크' 유저들은 정액제와 부분유료화 서버를 골라 이용할 수 있다. 정액제가 기본인 일본에서도 프리미엄 아이템 구매 시스템이 도입됐다. 회사 관계자는 "각 나라마다 파트너사와 협의를 거쳐 유저의 취향에 맞게 과금제를 중복 운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동안 업계의 '로망'으로 인식되던 정액제가 무너지면서 업계 전체의 수익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궁극적으로 유저이탈을 막기 위해 부분유료화가 단행되지만 아이템 기반 과금제는 일정한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고, 결국 헤비유저를 양산할 수 없어 경영악화를 심화시키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분유료화 행렬에 동참한 게임 대부분 흥행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또한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식의 무모한 부분 유료화는 '온라인 게임=공짜'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개연성을 내포한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함으로써 유저들은 비용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자칫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고착화되면 신흥시장의 경우 진출 목적 자체가 희석된다"며 "무분별한 부분유료화는 오히려 게임산업 전반의 발전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르 및 유저 성격에 따라 과금체계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아이템 구입이 절대적인 캐주얼게임과 캐릭터 밸런싱 문제가 치명적인 MMORPG는 엄연히 게임 성격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 같은 일부 캐주얼성 게임이 부분유료화에 성공했지만 MMORPG 장르의 경우 다르다"며 "막상 부분유료화를 실시했지만 밸런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제로 이어지지도 않고 게임의 수명마저 단축시키는 단초가 된다"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