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초대석] "정부 예산확대·규제완화 힘쓸 것"

한민옥 2008. 4. 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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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성숙기 진입… 민관 공동사업 필요 시기넥슨, 제3세계 시장 노크… 주식상장 시점이 중요

권준모 한국게임산업협회장(넥슨 공동대표)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게임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게임 등 문화콘텐츠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배경이다. 게임업계의 분위기도 고무돼 있다. 이제야말로 `미움받는 효자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명실상부 국가 전략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그 중심에 한국게임산업협회와 권준모 협회장(넥슨 공동대표)이 있다.

권준모 협회장은 "게임산업은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액의 45% 이상을 차지할 뿐 아니라, 매출에 따른 이익률이 주요 제조업체의 4배 이상"이라며 "올해는 고부가가치 미래전략산업으로서 게임산업의 위상을 보다 확고히 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예산 확대,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청바지에 와이셔츠, 자켓을 걸친 권 협회장의 모습에서 자유분방한 그의 사고를 엿볼 수 있었다. 심리학 교수 출신으로 제자들과 모바일 게임벤처를 창업하면서 게임업계에 받을 들여놓게 됐다는 권 협회장을 만나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방향과 향후과제, 그리고 국내 1세대 게임업체로서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는 넥슨의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을 맡은지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더불어 임기 중에 꼭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중소 게임개발사들의 협회 가입을 독려해 현재 50여개가 넘는 게임사들이 협회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협회가 메이저 업체들의 의견만을 대변하는 단체가 아니라 게임업계 전반을 대표하는 협회로서 위상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그간 게임산업이 매년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필연적으로 생겨나게 된 문화지체 현상을 해소하고자 게임문화 인식 제고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내년 4월 협회장 임기가 종료된다. 게임산업이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지향적인 핵심산업이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시켜 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올바른 게임문화가 자리 잡히는 데 필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SIM(소셜인터랙티브미디어)로서의 게임이 갖는 기능과 역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정부의 지원을 얘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는가.

"2006년 문화산업통계 자료를 보면 온라인 게임산업은 문화콘텐츠 중 핵심분야로서 문화콘텐츠 전체 수출액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류의 중심 지역인 아시아 대상 수출액의 경우 5대 문화콘텐츠(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중 82.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게임산업은 매출에 따른 이익률이 주요 제조업체의 4배 이상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어 나갈 고부가가치의 미래전략산업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산업적인 위상에 비해 지금까지의 정부의 지원은 미미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책 활동 뿐 아니라, 예산 확대를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게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각 국에서 온라인 게임관련 법규를 제정할 때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법제도 및 규제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상황인데, 온라인 게임산업 활성화에 저해가 되는 규제는 자칫 국내 온라인 게임의 해외 진출시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액이 높은 게임업체에 대한 세제 지원 등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되어줄 다양한 정부 지원 정책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정부조직 개편으로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게임산업관련 창구가 매우 혼란스러워졌다. 일원화가 됐으면 한다.""

-우리나라를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 자평했는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산업에 더 이상 성장동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과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예상과는 조금 다르다. 넥슨, NHN, 엔씨소프트,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메이저 온라인 게임업체의 지난해 매출 합계는 1조2600억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24.9% 성장했다. 이는 전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 성장률 18%(85억 달러=약 8조원)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1990년대 후반의 도입기와 2005년도까지의 급속한 성장기를 거쳐,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성숙기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본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그리 좋지 많은 않은 시장 상황 속에서 걸출한 신규 타이틀들이 많이 나와주지 못한 데서 기인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우수한 신규 타이틀의 출시로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며, 여기에 해외 시장 진출 성과의 가시화와 사업다각화(One Source Multi Use)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수익 창출 능력을 배가시켜줄 것으로 본다. 이것은 다시 해외 메이저 게임업체들과 경쟁하는 데 필요한 자금력과 개발력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예상한다. 덧붙여 우리나라는 확실히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다. 종주국이라는 건 게임업체가 뛰어나서 일수도 있지만 유저들이 뛰어나서 일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후자의 경우로,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이 우리나라에 먼저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만 봐도 확실하다."

-이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넥슨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넥슨의 일본 주식시장 상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언제쯤 가능한가.

"넥슨은 주식시장 상장이 급한 회사가 아니다. 현재 준비하고 있으며 상장 시기는 주식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보도 현재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이왕 상장하는 거 성공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가장 적절하고 좋은 타이밍에 상장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그동안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혀달라.

"넥슨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해외 시장을 두드려왔다. 하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2004년 9월 중국 시장에 공개된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가 당시 기준으로 동시접속자수 70만명을 돌파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며, 2006년 3월에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카트라이더' 역시 현지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80만명과 누적회원수 1억20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수를 모두 합하면 회원수만 3억명을 넘어섰으며, 최고 동시접속자수의 합은 약 3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넥슨은 향후 우수한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진출하지 못한 제 3세계 시장을 두드리려 한다. 특히 IT인프라가 발달돼 있으면서 시장 잠재력까지 가지고 있는 브라질 등의 남미 진출을 1차 목표지역으로 설정했으며, 그 결과로 최근 브라질 서비스 업체와 메이플스토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 이후 국내외 온라인게임 시장의 트렌드 및 이슈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게임의 장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MMORPG의 부활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동안 시장에 나오는 신작 게임들이 거의 대부분 캐주얼 게임이나 FPS게임에 편중돼 있었다면, 지난해 말을 시작으로 대작 MMORPG들이 하나 둘 시장에 등장해 유저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이 올해 정식서비스를 개시하는 한편, 추가적으로 새로운 게임들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유저층이 두텁고, 게임의 완성도가 높은 콘솔게임 혹은 PC패키지) 게임의 온라인화가 아닐까 싶다. 기존 PC패키지 게임이나 콘솔게임만을 판매해 온 해외 게임업체들이 온라인 게임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국내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해외 콘솔 제품들의 완성도나 타이틀 브랜드 인지도 또는 기획의 불필요성이 IP 구매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인지도가 높은 해외 게임 IP를 구입해 이를 국내에서 온라인화한 후 서비스하는 흐름이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게임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이끄는 온라인 게임사업은 해외 유수 기업에서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해외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을 이해하고 노하우를 배우고자, 국내 업체들은 이런 경쟁적 환경에 대응하고자 기업간 M&A 및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외산 게임의 국내 퍼블리싱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체 개발보다 유명 해외 게임에 의존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외산 게임업체와의 제휴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국내 게임업계의 발전에 있어 거쳐야 할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외산 게임을 단순히 그대로 온라인화하는 컨버팅에 머물지 않고, 국내 게임업체들이 다년간 쌓아온 온라인 게임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를 잘 살려 원작을 뛰어넘는 새로운 온라인 버전을 탄생시킨다면, 외산 게임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한걸음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넥슨 역시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을 개발함에 있어 단순한 컨버팅이 아니라 온라인 버전만의 특화된 콘텐츠 개발에 역량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세계 최초로 로컬 랭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향후 리그 및 대회시스템을 업데이트해 온라인 상으로 다양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UCC와 이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방송시스템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정리=한민옥기자 mohan@

사진=김동욱기자 g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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