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문예대전 소설 대상작 표절 논란
일본 록밴드 곡명.가사와 같아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학생문예대전 소설부문 대상작의 제목, 내용이 일본 록밴드의 곡명, 가사와 흡사해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04년 제4회 경기도 학생문예대전 소설부문 고교생 대상작으로 A고 B학생의 작품 "K"를 선정, 지난해 12월 15일 시상했다.
소설 "K"는 떠돌이 고양이가 젊은 남자 화가와 만나 두번의 겨울을 보내며 정을 나눈 뒤 화가는 숨지고 화가가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연인에게 전해준후 고양이도 죽는다는 내용이며 A4용지 12장 분량이다.
소설 "K"는 일본 록밴드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이 2000년 3월 발매한 곡 "K"와 제목이 같은 뿐더러 가사와 소설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특히 화가가 붙여준 고양이 이름 "성스러운 밤(Holy Night)"은 소설과 노래 모두 같다.
게다가 소설 결말에 연인이 고양이 이름에 알파벳 K를 더해 "성스러운 기사(Holy Knight)"로 묘비명을 지어 소설명이 "K"가 된 것을 암시하는 점은 범프 오브 치킨의 노래 마지막 소절과 동일하며, "한마리 검은고양이가 길을 걸어간다"는 소설의 시작과 "주말의 큰 길을 검은고양이가 걷는다"는 노래 첫 소절도 같다.
소설을 심사한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소설을 보는 순간 고교생의 수준으로 보기에는 완성도가 너무 높아 놀랐다"며 "표절을 의심하긴 했지만 비슷한 내용의 소설을 찾을 수 없어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B학생이 문학작품 공모전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노랫말을 소설로 써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판단해 소설화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저작권 위배에 대해 알아보고 심사위원들을 통해서도 선정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인 곽재구의 시 "사평역"을 소설가 임철우씨가 같은 제목으로 소설을 쓰는 등 시를 소설화한 작품이 많이 있고 호평을 받는 작품도 있다"며 "일본 노래를 소설화하는 바람에 작가에게 문의를 하지 못하는 등 B학생이 순수한 마음에서 작품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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