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고산병 걸린다? 럭셔리 세단, 로키산맥 결투

2010. 5. 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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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고산병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도 고산병에 걸린다. 자동차의 엔진은 공기 중 산소를 흡입한 뒤 엔진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켜 동력을 일으킨다. 산소가 부족하면 연소 효율성이 떨어지고 출력도 감소한다. 고산지대에서 가솔린 엔진은 30% 정도, 디젤 엔진은 10~20% 정도 출력이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고산지대는 간혹 고성능 자동차의 대결무대가 되기도 한다. 미국적인 스포츠 대형세단인 링컨 MKS도 자신의 성능을 입증하기 위해 유럽의 스포츠 세단과 전쟁을 치렀다. 이 차의 심장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첫 V6 직분사 트윈 터보 '3.5L 에코부스트 V6 엔진'이 유럽산 프리미엄 V8엔진에 손색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에코부스트는 터빈을 돌리는데 배출가스를 사용하는 터보차저와 각 실린더에 정확하게 측정된 소량의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직분사 방식의 장점을 뽑아낸 기술이다. 이를 통해 4기통과 6기통 엔진의 용량을 줄여 주유소에 가는 횟수를 줄이면서도 대배기량의 엔진 반응성을 이뤄냈다.

해발 3870m에서 힘겨루기

전쟁 상대는 V8엔진을 얹어 슈퍼카급 성능을 발휘하는 유럽 모델로 결정됐다. 독일을 대표하는 양대 프리미엄 세단인 BMW 550i(4.8L V8 엔진, 360마력, 360kg.m)와 벤츠 E550(5.5L V8 엔진, 382마력, 391kg.m), 영국의 자존심인 재규어의 스포츠세단 XF(5.0L V8 엔진, 385마력, 380kg.m), 그리고 럭셔리 스포츠세단을 개척한 이탈리아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4.2L V8 엔진, 396 마력, 339kg.m)가 최종 낙점됐다.

이들 대표주자는 산소가 희박한 악조건 속에서 고성능 차들이 고출력을 얼마만큼 고출력을 낼 수 있는 지 겨루기 위해 미국 로키산맥의 최고봉인 러브랜드 패스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이곳은 해발 3870m로 백두산보다 1126m 높다. 테스트 드라이버는 뉴질랜드 출신 랠리 레이싱 월드 챔피언인 로드 밀런(Rod Millen)이 맡았다.

그 결과, BMW 550i가 시속 172.2km로 170.8초만에 목적지에 도착해 가장 좋은 기록을 달성했다. 뒤를 이어 링컨 MKS(175.4km/h, 172.7초), 벤츠 E550 (172.2km/h, 174.4초), 재규어XF(172.2km/h, 175.4초),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165.7km/h, 177.1초) 순이었다.

링컨의 홈그라운드에서 펼친 이 테스트만으로는 성능의 우열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각 나라를 대표하는 고성능 세단들은 고산지대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이름값을 했다. 싸움을 건 링컨 MKS도 V6 에코부스트 엔진의 성능을 입증했고, V8 엔진 장착차에 뒤지지 않는다는 소기의 성과를 거둬들였다.

[최기성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227호(10.05.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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