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Q: 부끄럽지만, 남편이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경찰에 소환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입금 내역이 남아 있어 적발된 것 같습니다. 도박한 기간은 잘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이 3,000만 원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 너무 충격이 컸지만, 아직 어린아이에게 아빠의 부재를 안겨주기 싫어 이번 한 번은 그냥 넘어가려고 합니다. 궁금한 점은 처벌인데요. 마음 같아서는 제대로 처벌받아 정신 바짝 차렸으면 좋겠지만, 집안 사정상 남편이 없으면 일단은 먹고 살 일이 걱정이라 한숨만 나옵니다. 혹시 징역을 살게 될 수도 있나요? 너무 두렵습니다.

A: 불법 도박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최근 경찰청은 특별단속을 통해 도박 사이트 운영자뿐만 아니라 단순 행위자까지도 적극적으로 검거하고 있습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을 이용한 자의 경우 국민체육진흥법 제4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의뢰인 남편의 경우, 상담 내용만으로 양형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며, 형량은 도박한 기간과 횟수, 도박 금액 등이 모두 고려돼 결정될 것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반성하는 모습과 함께 수사에 잘 협조하는 것이 우선일 듯합니다. 아무쪼록 잘 해결되시기를 바랍니다.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한 불법 사이버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불법 사이버 도박과 관련해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100일 만에 4,900여 명을 불법도박 혐의로 검거했다고 한다.

인터넷만 사용할 수 있으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불법 사이버 도박은 높은 접근성으로 인해 중독의 위험이 매우 크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중독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거나 가정 파탄에까지 이르는 등 그 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사이버 도박 중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스포츠 토토와 유사한 방식의 불법 스포츠 도박이다. 스포츠 토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발행 또는 이와 유사한 행위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설로 운영되는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전부 불법에 해당한다. 스포츠 토토는 각종 운동 경기의 승부나 점수를 예측해 베팅한 뒤 경기 결과에 따라 환급금을 받는 방식이다. 합법 스포츠 토토는 무분별한 베팅을 방지하기 위해 시간과 베팅 단가 등을 제한하고 있으나, 불법 스포츠 도박은 회당 베팅 한도가 높고 제한도 없어 중독성과 사행성이 높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사이트 운영자뿐만 아니라 이용자까지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가 아닌 자는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정보통신망에 의한 발행을 포함한다)하여 결과를 적중시킨 자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이하 "유사행위"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도박한 자는 동법 제48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보통 처벌 수위는 도박 금액뿐 아니라 도박 횟수 등 상습 여부까지 고려돼 결정된다. 최근 경찰청은 사이버 도박 수요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단순 이용자들까지도 강력한 처벌을 한다는 원칙으로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초범이더라도 형사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다만, 초범이고, 도박 금액이 미미할 경우 벌금형에 그칠 수도 있겠으나, 상습범으로 적발될 경우 실형이 내려질 위험이 있다.

불법 도박은 보통 사이버 수사팀에서 불법 사이트를 적발한 후 계좌 거래 내역을 통해 사이트 이용자를 역추적한다. 대부분 입출금 내역이 이미 확인된 상황에서 출석요구를 하기 때문에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뢰인 남편 역시 현 상황에서는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최근 도박이용 계좌의 입출금내역으로 확인된 도금 전액에 대하여 형법 제48조에 따라 이를 추징하는 경우도 있어 큰 경제적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간혹 실제 도박 액수보다 부풀려져 부당한 상황에 놓이거나 행위보다 과도한 처벌이 내려질 위험이 있는데, 이를 대비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도움될 수 있겠다.

법무법인 전문(JD&S) 서원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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