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클릭수가 중요해도.." 인터넷미디어, 도가 지나친 자극적 왜곡 보도에 여론 호도

한국경제TV MAXIM 이영비 2016. 1.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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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MAXIM 이영비 기자]

- 맥심 게임 기사 관련, 일부 온라인 매체의 왜곡 보도로 여론 호도

- 유죄무죄 여부 물으며 추궁하기에 이어 문맥 왜곡 문구 작성, "황당하다"


지난 1월 28일부터 30일 사이, 온라인에는 '남성잡지 맥심이 문제적 게임을 소개하여 소아성애를 부추겼다'는 동일한 논조의 기사가 3개 실렸다. 국민일보, 인사이트, 일요신문의 기사에서 거의 동일한 표현으로 잡지 맥심을 비난했다.


해당 기사들의 내용을 요약하면, 맥심 2월호 Game 섹션에 실린 특정 게임이 소아성애 성향이 강한 문제작인데 이것을 무분별하게 잡지에 소개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본래 잡지 기사의 앞뒤 문맥을 잘라내고 일부분을 발췌하여 보도한 매체들의 자극적인 표현은 클릭수 유발을 위한 도가 지나친 왜곡이었다.


몇몇 기자가 문제로 지적한 맥심 2월호의 해당 내용은 '미소녀를 앞세운 변태성 게임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평하는 내용이다. 전문을 보면 "(저 게임은)어딘가 좀 이상하다, 인격이 쓰레기, 어이가 없다, 헛웃음이 나온다, 영 이상하다, 싸잡아 아청법 위반으로 넘기고 싶다, 개풀 뜯어 먹는 소리, 탈 인간적 변태, 양심 따위 팔아먹은 듯, 막장으로 치닫는다, 동심 파괴의 멘탈 붕괴" 등의 부정적 논평을 곁들이며, 해당 게임들에 대한 문제점을 명백히 짚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일보, 인사이트, 일요신문의 기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짤(사진)과, 앞뒤 문맥을 잘라내고 왜곡 편집된 인터넷 게시글을 바탕으로, '맥심이 이번엔 소아성애를 조장하고 있다'는 식의 무책임한 기사를 작성한 것.


한 예로, 1월 29일 인터넷 미디어 인사이트(Insight)의 권길여 기자는 다음과 같은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배포했다.


-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2016년 1월 29일 보도, [미소녀 성노예 키우기 게임 소개한 맥심 "소아 성애 욕구 자극?"]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48515


해당 기사를 작성하고 배포한 인사이트의 권길여 기자는 맥심 코리아로 전화를 걸어 담당 에디터를 바꾸라고 한 뒤 다짜고짜 해명을 요구했다. 담당 에디터 및 법무 담당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잘못을 했다는거냐, 아니냐"고 추궁했다.

정확히 어느 커뮤니티에 어떤 포스팅이 올라와서 그러는지 출처를 알려달라는 질문에도 기자는 "지금은 확인할 수 없다"며 "내가 기사 마감이 급하니 지금 공식 해명을 하지 않으면 '맥심과 접촉했지만 맥심에서는 아무런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고 기사를 쓰겠다."라며 종용했다.

맥심 원문에는 '이상하다, 인격이 쓰레기, 어이가 없다, 헛웃음이 나온다, 아청법 위반으로 넘기고 싶다, 개풀 뜯어 먹는 소리, 탈 인간적 변태, 양심 따위 팔아먹은 듯, 막장으로 치닫는다, 동심 파괴의 멘탈 붕괴' 등의 비판적 표현을 써서 해당 게임들을 비평하고 있는데 이것이 어째서 조장인가? 하는 항변에도, 권길여 기자는 '(이 게임을) 하지 말자' 는 표현은 없으니 "조장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인사이트에 게재하였다.


우리 사회에서 논란 대상이 생겼을 때 어떠한 언론도 "해라, 하지 마라" 하며 선동까지는 하지 않는다. 비평적 문제제기를 할 뿐, 판단은 대중에게 맡긴다. 오늘날의 대중은 문제제기와 권장을 헷갈려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


이와 같은 몰아가기식 기사는 비단 인사이트 기사만이 아니다.

일요신문 이수진 기자는 1월 29일 "'성범죄 미화' 논란 맥심, 이번엔 '성노예 키우기 게임' 소개"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62534#)

기사 안의 사진 출처는 단순히 '트위터'라고만 명시하고 있으며, 많은 독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적었다. 그러나 실제로 앞뒤 맥락을 잘라내지 않고 온전한 기사를 읽었을 맥심 독자에게서는 단 한 건의 불만 접수도 없었다.


또 다른 기자는 "맥심이 또..."라는 제목을 달아 기사를 내는 한편, 출처 불명의 커뮤니티 댓글을 인용하며 "폐간이 답이다" 라고 썼다. 심지어 자극적인 보도를 위하여 실제 맥심에 실리지도 않은 자극적인 게임 화면을 싣기도 했다.

-국민일보 권남영 기자, 2016년 1월 28일 보도, ["맥심이 또…" 미소녀 성노예 키우기 게임 소개 시끌]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298804&code=61121111&cp=nv)


각 기사의 텍스트는 구조와 인용 모두 거의 베낀듯 동일하다. 기자의 문제 제기 또한 '인터넷에서 맥심이 문제라더라'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출처없는 댓글을 인용하고 있다.


전체 관람가 잡지에서 어떻게 19금 게임을 소개할 수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문제제기 역시 부적절하다. 예를 들어, 전체 관람가인 영화 잡지에서도 19금 작품을 소개하거나 비평하며 기사의 소재로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일차원적인 문제 제기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리 읽힐 수 있는, 심지어 왜곡 편집된 인터넷 게시글 하나를 두고 한 매체사의 도덕성이나 존폐를 운운하는 기사를 쓰는 것은 무책임하다.


공정해야할, 그리고 누구나에게나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온라인 기사에서 출처 불명의 커뮤니티 글만을 소재로 왜곡 보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이 단지 클릭수 유발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이미 도마위에 올려놓은 대상이 난도질된 후라면 그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기자라는 명함을 달고 있다 하여 키보드 뒤에서, "모모 네티즌이 이렇게 얘기했다"는 것을 방패삼아 모든 것을 본인의 편의에 맞게 재단할 수 없다.


한국경제TV MAXIM 이영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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