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알라는 동일한 신..이해하는 방식이 다를 뿐"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 "이슬람 어떻게 이해할지 고민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하나님과 알라는 같은 신입니다. 무슬림은 기독교 신자들이 믿는 신을 다르게 이해하고 섬길 뿐이죠."
미로슬라브 볼프 미국 예일대 교수는 저서 '알라'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 22일 서울 광진구 은혜와선물교회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화상통화를 통해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동일한 존재"라고 말했다.
볼프 교수가 쓴 '알라'는 기독교와 이슬람을 신학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두 종교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책이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세상을 창조한 유일한 존재로, 자신을 향한 절대적인 신앙을 강요하지만 의롭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베푼다. 기독교 신학자인 그는 이 사실을 바탕에 두고 이슬람을 해석했다.
물론 볼프 교수가 언급하는 기독교와 이슬람은 타자의 공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소수 강경파의 종교는 아니다.
이날 좌담회에서 그는 "두 종교의 차이점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상대방을 이해하고 대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는 것이 발간 취지"라고 설명했다.
볼프 교수는 "성경과 꾸란(이슬람 경전)에 나오는 신 사이에 차이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초월적이고 선하며 자비로운 존재라는 점에서 중요한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약성서와 꾸란에 나오는 십계명 가운데 안식에 대한 규정을 제외하면 나머지 9개는 똑같다"고 주장했다.
볼프 교수는 기독교의 삼위일체(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단일한 실체) 사상을 거론하면서 "기독교인은 삼위일체를 믿지 않는 유대인들이 섬기는 신이 우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같은 논리로 삼위일체를 배격하는 이슬람의 신을 우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기독교와 이슬람이 같은 신을 섬긴다면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복음의 본질은 존중과 사랑으로 겸손하게 접근하는 것"이라며 "상대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상대를 대접하며 선교 활동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좌담회 발제자로 나선 김선욱 숭실대 교수는 "일부 한국 기독교인이 느끼는 이슬람에 대한 공포는 무지에 근거한 잘못된 행동의 결과"라며 "올바른 분별과 바른 판단력을 갖고 사안별로 정확히 따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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