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돋힌 진짬뽕..오뚜기 '마의 20%벽' 돌파

강진규 2016. 1. 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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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 24.1%..라면업계 '지각변동' 출시 4개월 만에 5000만개 판매..진짬뽕, 라면순위 2위로 수직↑ 주가도 131만9000원 상승세..업계 1위 농심 '긴장'

[ 강진규 기자 ]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은 최근 임원들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인기를 끌고 있는 진짬뽕의 판매 실적과 마케팅 현황을 꼼꼼히 확인하기 위해 보고 횟수를 늘릴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제품의 어떤 특징과 장점을 부각할지 함 회장이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제품의 단기 성공에 자만하지 말고 연중 판매되는 상품으로 만들어 보라’는 지시를 받고 ‘롱런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가 진짬뽕 돌풍에 힘입어 라면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21일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라면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4.1%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4.3%포인트 오른 것으로, 1987년 라면시장에 뛰어든 뒤 점유율 2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면업계 전체로도 1989년 우지 파동으로 업계 2위 삼양식품 점유율이 10%대로 떨어진 뒤 2위 업체가 2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오뚜기의 점유율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진짬뽕이다. 중화요리에서 불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프라이팬 웍의 원리를 이용해 만든 액상 스프와 풍부한 건더기 스프가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 속에 출시 3개월 만에 4000만개가량이 판매됐다. 이달 말까지 집계하면 50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진짬뽕 매출은 약 170억원이었다. 농심 신라면에 이어 단숨에 라면시장 전체 브랜드 중 2위에 올랐다. 진짬뽕 히트에 힘입어 오뚜기 주가는 지난해 11월 100만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21일에도 1.85% 오른 131만9000원을 기록했다.

진짬뽕의 성공에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강화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고 오뚜기는 설명했다. 오뚜기는 진짬뽕을 출시한 뒤 대형마트 시식행사와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식행사는 지역과 마트 등을 돌아가며 쉬는 날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배우 황정민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통해 짬뽕라면 하면 진짬뽕을 떠올리게 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여년간 2위 기업과 40%포인트 이상 격차를 유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려온 농심은 오뚜기의 급성장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54.1%로 떨어지며 두 회사의 차이는 30%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농심 맛짬뽕은 12월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진짬뽕(170억원)에는 못 미쳤다.

농심은 오뚜기의 점유율 급등에 맞대응하기보다는 업계 1위로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라면을 앞세워 매대를 장악하던 농심의 영향력이 오뚜기 진짬뽕 등에 의해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영업 일선에서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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