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기대 전에 한국문학 토양 넓혀야"

입력 2015. 10. 8. 20:12 수정 2015. 10. 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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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벨문학상 또 후일 기약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벨라루스 소설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고은 시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노벨문학상 또 후일 기약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이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게 돌아가면서 한국은 또 한 번 후일을 기약하게 됐다.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1994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 등 2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일찌감치 배출했고 2012년에는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이 조국에 노벨문학상 첫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이웃나라와 달리 한 번도 수상자를 내지 못한 한국 문단은 매년 10월 기대감과 초조함이 공존했다.

하지만 중국 모옌이 수상한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은 아시아권 작가의 수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1901년 수상자를 처음 낸 이래 아시아권 작가가 10년 내에 두 번 받는 일이 없었을 만큼 노벨문학상은 그동안 서유럽 외 작가들에게 인색했기 때문이다.

문단 안팎에서는 한국에 노벨문학상의 영광이 돌아오려면 여전히 한국문학의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게 먼저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상 자체에 연연하기보다 국내 문학의 토양을 더 넓히고 부지런히 번역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년 이맘때 시인 고은과 소설가 황석영 등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한정된 스타 작가에만 기대를 걸기 전에 전반적인 성숙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림원이 있는 스웨덴의 문학계에서는 한국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한 명의 대표 작가가 아니라 '세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문학의 현재를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사람이 있어야 고려 대상이 된다는 것"이라며 "한국문학의 존재감을 보여줄 여러 작가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번역하고 꾸준히 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에 세계 문학계의 현재 추세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흐름에 적합한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절대적인 진리를 회의하고 숨겨진 상대적 진리를 찾는 것, 전통적 역사를 회의하고 밀려난 또다른 역사나 찢겨나간 개인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 경계를 허물고 해체하는 것, 말하자면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부를 조명하는 것이 요즘 세계 문학의 화두"라며 "특히 추리소설적 기법을 쓴 작품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학을 알리는 매개라고 할 수 있는 번역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히 제기된다.

한국에선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이 최근까지 총 33개 언어로 1천148건의 번역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미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번역 건수가 2만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영국에 번역 출간한 영국 그란타 북스의 부편집자 카 브래들리는 최근 계간 '대산문화' 가을호에서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있어 번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브래들리는 "번역자가 어떤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 번역자는 그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게 된다. 이러한 번역자의 관심은 편집자들을 이해시키고 주의를 집중시키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다"며 "한국 작품 번역을 지원하는 기관들은 번역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1990년대 초에 비하면 현재는 김애란, 한강 등 젊은 작가들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을 만큼 문학의 위상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며 "노벨문학상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멀리 보고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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