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는 왜 신경숙 표절 의혹에 총대 메고 나섰나

입력 2015. 6. 18. 09:47 수정 2015. 6. 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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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비난 쇄도와 일부 직원 자성 등 위기 맞아 "대형 상업출판사 본성 드러낸 것" 지적도

독자 비난 쇄도와 일부 직원 자성 등 위기 맞아

"대형 상업출판사 본성 드러낸 것"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창비가 아니라 창피다." "창작과 비평이 아니라 표절과 두둔으로 바꿔라."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이의 해명을 자처했던 창비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독자와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올곧은 인문정신의 표상이라는 옛 명성은 퇴색되고 상업 출판사의 탐욕만 남았다는 가시돋친 성토가 줄을 이었다.

창비는 지난 17일 신경숙 작가가 보내온 메일과 자사 문학출판부 입장을 담아 이응준 씨의 공식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한 해명과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요약하면 표절 의혹 제기는 부당하며, 사실이 아니라는 일축이다. 그러나 표절 의혹 대상이 된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작품 '우국'(憂國)을 알지도 못한다는 신 작가와 "몇몇 유사성을 근거로 표절 운운은 문제가 있다"는 창비의 입장은 오히려 '역풍'을 촉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비 온라인 사이트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상에선 이에 대한 비판적 글들이 쇄도했다.

"표절보다 그걸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실망스럽다", "불매 운동하겠다"는 등 거센 비난에서부터 "그간의 역사성을 무화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아주길" 등 안타까움의 입장 피력에 이르기까지 반응은 부정적 일색이다.

창비 직원을 자처하는 이들의 비판 글들도 나왔다.

'창비직원Z'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17일 트윗글을 통해 "회사의 입장이 너무 부끄럽다"며 "하루 빨리 회사가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창비의 입장 표명 내용은 표절에 대한 분명한 입장 제시가 아니라 '논점 흐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문학평론가는 "해명을 보면 두 작품은 유사하지 않다는 설명이 주를 이루는데,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도 두 작품의 유사성을 말하고 있지 않다"며 "또한 표절 내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해명도 군색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비가 이 같이 정제되지 않고 자사의 평판에도 이롭지 않은 입장을 내놓은 건 대형 상업출판사로서 주요한 작가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출판 자본의 힘과 위세가 대단해 문학이 혼탁해져버렸다"며 "출판사와 작가의 관계 등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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