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8년차 "5살까진 믿는데 6살부턴.."

2014. 12. 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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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진우 (산타클로스 8년차)

오늘과 내일 지구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뽑는다면 아마 산타할아버지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물론 대한민국에도 아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산타할아버지가 많죠. 연말이면 전국 곳곳에서 산타할아버지를 찾는 채용공고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 체험입니다. 혹시 지금 이 시간 주변에 어린이가 있다면 라디오를 들고 잠시 옆방으로 옮기셔도 좋겠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8년차 베테랑 산타할아버지 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유아체육이벤트연구소 키즈스타i에 이진우 실장입니다. 안녕하세요?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이진우>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요즘 많이 바쁘시겠네요?

◆ 이진우> 네, 좀 바쁩니다. (웃음)

◇ 박재홍> 산타할아버지 하신 지 8년째 되셨다고 들었는데, 1년 내내 산타의 일을 하시지는 않을 것 같고요. 원래는 어떤 일 하시는 분인가요?

◆ 이진우> 저는 구리 남양주시에서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선생님들과 함께 놀이체육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평상시에 체육선생님을 하시면 아이들을 많이 만나시겠네요?

◆ 이진우> 네, 맞습니다.

◇ 박재홍>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입니다. 오늘 산타 옷을 입고 많이 나가시겠네요?

◆ 이진우> 그렇죠.

◇ 박재홍> 주로 어디 나가시나요?

◆ 이진우> 일반적으로 산타 스케줄은 한 달 전에 짜여 있고요. 오늘 날짜로 신청한 첫 번째 장소로 방문하러 출발합니다.

◇ 박재홍> 그래서 오늘 첫 번째 선물 주러 가시는 곳은 어디인가요?

◆ 이진우> 남양주시에 있는 일반 어린이집이고요. 먼저 어린이집에 연락을 해서 아이들이 어떻게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상황을 파악한 다음에 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 박재홍> 그곳은 처음 가시는 곳이에요, 아니면 작년에도 가셨던 곳인가요?

◆ 이진우> 제가 매일 수업을 하는 어린이집입니다.

◇ 박재홍> 그래요? (웃음) 그러면 뭐랄까요, 평상시에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인지 명확히 알고 계시겠네요?

◆ 이진우> 그렇죠, 그게 좋은 점이 될 수도 있지만 선생님이기 때문에 조금 더 아이들이 못 알아보게 분장도 많이 해서 찾아가야죠.

◇ 박재홍> (웃음) 매일 수업하시니까요. 또 요즘 아이들이 똑똑하지 않습니까? 혹시 "이진우 선생님 아니세요?"라고 아이들이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이진우> 우선 조금 어린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제가 분장을 하고 가면 처음에는 낯설기 때문에 겁을 먹는 경우가 있어서 알아보는 경우가 없는데요. 조금 큰 친구들 같은 경우는 눈치 채는 아이들도 종종 있죠.

◇ 박재홍> 몇 살 정도 되면 아이들이 금방 또 눈치 채나요?

◆ 이진우> 한 6~7살 정도 되면 제가 아무리 바꾼다고 하더라도 목소리 톤 같은 부분을 캐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박재홍> 5살까지는 아이들이 잘 믿어주는데 6살부터는 전환기가 시작되네요. 이제 산타 분장을 하셔야 겠는데요. 그러면 산타 옷에 수염을 직접 붙이시나요?

◆ 이진우> 요즘 수염 같은 경우에는 얼굴 전체를 덮을 수 있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놨기 때문에 산타 모자를 쓰기 전에 수염을 먼저 머리 위에 쓰고 그 위에 모자를 쓰게 됩니다.

◇ 박재홍> 또 산타 하면 배가 불룩하고 할아버지 느낌이 확 나야 되지 않겠습니까?

◆ 이진우> 네.

◇ 박재홍> 어떻게 변신하세요? 변신하는 과정 좀 말씀해 주신다면?

◆ 이진우> 우선 산타 옷을 입기 전에 안에 안에 두툼한 점퍼를 입고 그 위에 산타옷을 입습니다. 그리고 수염을 머리 위에 쓴 뒤 모자를 씁니다. 그리고 각 유치원에 맞춰서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하기도 하고요.

◇ 박재홍> 산타할아버지가 선글라스도 쓰나요?

◆ 이진우> 우선 저희가 얼굴에 수염을 크게 붙이기 때문에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이 눈밖에 없는데요. 큰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눈만 봐도 아는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인지 판별이 되기 때문에 눈까지 가리고 유치원에 들어갑니다.

◇ 박재홍> 또 오늘 첫 번째 가는 어린이집은 항상 가시는 곳이니까 특별히 더 쓰셔야겠네요?

◆ 이진우> 그렇죠.

◇ 박재홍> 산타할아버지 하면 또 너털웃음이라고 할까요? 할아버지의 넉넉한 웃음소리가 포인트 아니겠습니까?

◆ 이진우> 그렇죠.

◇ 박재홍> 이진우 실장님도 잘하실 것 같은데?

◆ 이진우> 지금요?

◇ 박재홍> 네.

◆ 이진우> (호탕하게) '메리 크리스마스~' 이런 식으로 저희는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따라하며) '메리 크리스마스~' 저도 괜찮나요?

◆ 이진우> 네, 괜찮습니다. 좋은데요.

◇ 박재홍> 좋아요? 8년차 경력 산타할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산타할아버지, 해 보시니까 어떠십니까? 요즘 아이들이 실제로 많이 믿습니까?

◆ 이진우> 어린 친구들은 지금이든 예전이든 믿는 것은 그렇게 크게 의심하지 않고 믿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아이들이니까요. 주변에서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주면 그 상황에 대한 몰입도가 더 높은 것 같아서 주변에서 오늘은 산타할아버지가 오는 날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아이들끼리 연습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할아버지에게 해 줄 것도 연습하고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아이들은 그거에 빠지기 때문에 그 오시는 분이 당연히 산타할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조금 아이들이 연령이 높아지면 그 부분에서 조금씩 의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질문도 많아지고 다른 것에 대한 생각도 많아지고 그런 게 조금 티가 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8년 동안 산타할아버지로서 정말 열심히 활동을 해 오셨는데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든지 또 기억에 남는 어린이의 반응 같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진우> 제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제가 수업하는 유치원에 산타 분장을 하고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이들이 6~7살 된 친구들이었는데 그 유치원에서는 가장 큰 친구들이었죠. 큰 수염에 선글라스까지 끼고 나가서 손들고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인사를 해야 되는데 손을 드는 순간 어떤 친구가 일어나서 딱 저를 지목하면서 저한테 이야기했어요. "체육선생님이다"라고.

◇ 박재홍> (웃음) 알아봤네요, 그렇죠.

◆ 이진우> 지금이야 아니라고 둘러댈 수 있는데 그때는 제가 말도 한 마디를 못 해서 지금도 그날 행사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 박재홍> 선생님도 당황하셨군요, 그렇죠?

◆ 이진우> 너무 당황했죠. 그때 초보일 때고. 그리고 준비한 게 많았는데 제가 준비한 멘트를 하기도 전에 그런 상황이 벌어졌으니까요.

◇ 박재홍> 어떻게 알아챈 거예요, 선생님의 몸을 보고?

◆ 이진우> 아무래도 전체적인 체형이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이 그 산타할아버지가 들어오는 모습이랑 체육선생님이 체육을 준비하러 들어오는 모습이랑 어느 정도 일치가 되었겠죠. 그때 제가 초보였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좀 미숙하게 준비를 못 했었고요.

◇ 박재홍> 할아버지인데 걸음걸이가 너무 빠르게 들어오셨나 봐요. (웃음)

◆ 이진우> 그렇죠. (웃음) 문 여는 스타일이나 이런 게 너무 똑같았기 때문에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말씀을 한 마디도 안 했는데 걸음걸이만 보고 알아챈 거네요?

◆ 이진우> 그렇죠, 손만 들었죠. 인사하려고.

◇ 박재홍> 부모님이 이 방송 들으시고 굉장히 참고 많이 하셔야겠습니다. 아이들이 명확하게 알아챌 수 있기 때문에.

◆ 이진우> 부모님들이 하실 거면 아이들이 잘 때 가시는 게 제일 좋죠.

◇ 박재홍> 아예 나타나지 말아라?

◆ 이진우> 그럼요. 기억 속에만 남을 수 있게. 아이들이 잘 때 잠깐 일어나셔서 주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부모님들이 하기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아이들에게 '빨리 자라, 빨리 자야지 지금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다…'

◆ 이진우> 아이들을 빨리 재우고 그 다음에 저녁에 몰래 갖다놓으시면 그게 아이들 환상을 지켜주시는 데 가장 좋은 방법 같습니다.

◇ 박재홍> '산타할아버지는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잘 때를 이용해라.' 8년차 경력 산타할아버지의 조언이었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이브 아침입니다. 우리 어린이들과 또 청취자들에게 인사 한 말씀 해 주신다면?

◆ 이진우> 크리스마스이브니까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요. 날이 춥고 바닥에 아직도 언 곳이 많으니까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오늘 바쁘실 텐데 내일까지 좋은 산타 할아버지 모습 또 좋은 선물 많이 전해 주시기를 바랄게요. 고맙습니다.

◆ 이진우> 감사합니다.

◇ 박재홍> 8년째 산타할아버지 역할을 하는 분이세요. 유아체육이벤트연구소의 이진우 실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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