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표준어에 이것도 넣어주세요"

최영경 기자 2014. 12. 1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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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13개 신규 수록에 안습·웃프다·먹방·악플러.. 네티즌, 단어 추가 요청 봇물

[친절한 쿡기자] 국립국어원이 13개 어휘를 추가해 '2014년 표준어 추가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들 어휘는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main.jsp)에 수록됐습니다.

새로 인정된 어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단어를 복수표준어로 인정한 겁니다. 둘 중 선호하는 말을 사용하면 됩니다. 삐지다(삐치다), 눈두덩이(눈두덩), 구안와사(구안괘사), 초장초(작장초), 굽신(굽실)이 그것이죠. 다른 하나는 표준어와 뜻과 느낌이 달라 별도로 인정된 경우입니다. 개기다, 꼬시다, 놀잇감, 딴지, 사그라들다, 섬찟, 속앓이, 허접하다가 그렇습니다.

국립국어원은 2011년에도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짜장면, 손주, 먹거리 등 39개 어휘를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당시 짜장면의 표준어 인정에 환호성을 올린 네티즌이 많았습니다. 짜장면을 먹는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죠.

그런데 이번에는 반응이 조금 다릅니다. 몇몇 어휘가 표준어가 아니었다는데 놀랐다는 의견이 더 많습니다. 나아가 "이 단어도 표준어로 추가해 달라"란 요구가 봇물 터지듯 거셉니다.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올린 글은 '너무'의 쓰임을 넓혀달라는 겁니다.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란 뜻이죠. 하지만 부정적인 문장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너무 좋다"는 틀린 말입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너무'의 쓰임은 계속 논의되고 있다. 지금도 의미를 넓히는 점에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혹시 내년에는 "너무 기쁘고 좋다"라고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네티즌들은 인터넷에서 자주 쓰는 말을 표준어로 인정해달라는 말도 합니다. 개이득, 행쇼, 안습, 웃프다, 찌라시, 초딩, 악플러, ○○족, 먹방, 내공 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넷 통신언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의사소통이 안 돼 자칫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고, 언어를 짧게 줄여 말함으로 언어의 근본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통신언어는 일시적 유행어이자 그들만의 의사소통을 위한 은어"라며 "표준성을 논할 만큼 자리 잡지 않았고 표준어가 되려면 지속성과 표준어로 인정할 만한 말인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지금도 신조어에 대한 심의를 계속하고 있답니다. 인터넷 신조어를 너도나도 쓰게 되면 과연 표준어로 등록될 수 있을까요?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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