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찍는 셀카에..이렇게 깊은 뜻이

하대석 기자 입력 2014. 9. 12. 00:48 수정 2014. 9. 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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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세계인터넷전문가총회에서 논의할 '셀카의 문화경제학' 맛보기

▶ 지난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생중계 도중 엘렌 드제너러스가 찍은 이 셀카 사진은 삼성 스마트폰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엘렌의 손에 든 스마트폰은 삼성의 갤럭시S3. 이 순간 삼성이 거둔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미국의 브랜드 전문가 앨런 애덤슨 '랜더 어소시에이츠' 이사는 "이 셀카는 삼성이 그날 집행한 상업광고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삼성은 그날 시상식 중간광고비로 2000만 달러(한국 돈 207억 원)에 달하는 돈을 썼다. 세계적 유명인사들이 가득 모인 이 사진이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생겨나는 입소문은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집행해도 얻을 수 없는 효과라는 게 중론이다.

▶ 최근 이와 같은 셀카의 문화·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학계에서 활발하다. 셀카는 역사적으로 매우 최근 일이다. 카메라를 내장한 휴대전화가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하기 힘든 일이었으니까. 셀카는 이미 단순한 사진찍기가 아닌 하나의 문화가 됐다. 학계에선 수많은 이들이 시도때도 없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며 '셀프 다큐멘터리'를 찍는 새로운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 한 연구에 따르면 자신감이나 자기애가 높은 사람이 셀카를 더 많이 찍는 경향이 있다.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가 정화되고 심리치료 효과를 얻는 것처럼 셀카의 심리치료 효과에 대한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 스마트폰 시대, 셀카는 네트워크를 타고 국경을 넘나들며 완전히 새로운 현상을 만들기도 한다. 가장 극적인 사건은 한국에서 태어나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됐던 쌍둥이 자매가 25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사연이다. 이들의 연을 이어준 매개체는 페이스북에 실은 이들의 셀카. 친구들이 '너랑 닮은 사람이 있어'라고 알려주면서 인연이 닿았다. 25년 만에 만난 두 자매 사만다 퍼터맨과 아나이스 보르디에는 현재 이 극적인 사연에 대해 직접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 5개 도시(방콕, 베를리니, 모스코, 뉴욕, 상파울로)의 셀카 문화를 비교한 연구도 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 중에 셀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 어느 나라나 남자보다는 여자가 훨신 더 많이 셀카를 많이 찍는다. 셀카를 찍을 때 방콕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웃고 모스코바 사람들은 가장 적게 웃는다. 남자에 비해 여자가 더 고개를 위쪽으로 꺾는다.

▶ 여성학에서는 셀카가 자신의 당당함을 드러냄으로써 여성이 자신감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에 대해 날씬함, 섹시함, 귀여움 등을 원하는 남성적 시각에 정면으로 맞서 못 생기고, 뚱뚱하고, 공격적인 포즈를 취하는 셀카를 주로 찍는 여성들이 여성학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사회에선 이들에게 날씬하길 강요하지만 '난 이대로 멋져'라면서 스스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공개적을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여성의 자신감을 고취시킨다는 분석이다.

셀카에 대한 위 내용들은 오는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인터넷전문가총회(Internet Research 15 Conference/*약칭 : IR15)에서 발표·논의될 연구결과들이다. 이 총회의 한국운영위원장인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박한우 교수는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찍는 셀카에 얼마나 다양한 문화경제학적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학술대회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카 외에도 , 귀엽고 사랑스런 고양이 이미지를 공유하는 새로운 현상을 분석한 '인터넷 캣 이론' 등 일반인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워크숍이 진행된다.

"경계와 교차(boundaries and intersection)"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대구범어세인트웨스튼호텔에서 열리며 전세계 25개국 전문가 350여명이 참석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문사이트(http://aoir.daegu.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추가 문의사항은 IR15 사무국(053-746-9967)으로 확인 가능하다.

하대석 기자 hadae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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