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보 1호' 숭례문 복원 5개월 만에 서까래 등 7군데서 단청 훼손 확인
국보 제1호 숭례문(남대문·사진)의 단청이 복원공사가 완료된 지 불과 5개월여 만에 벗겨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향신문이 7일 숭례문을 확인한 결과 최소 7군데의 단청이 벗겨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숭례문 현판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비롯해 숭례문 뒤편 남대문시장 쪽의 서까래 부분 등이다. 육안으로도 숭례문 곳곳에서 단청의 분리가 확인되는 상황이라서 좀 더 정밀하게 조사할 경우 넓은 범위에 걸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부 서까래의 붉은색 단청 부분은 벗겨져 떨어지기 직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복원된 지 5개월밖에 안된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의 단청이 곳곳에서 벗겨져 부실공사 논란이 빚어지게 됐다. 경향신문이 7일 숭례문의 단청을 살펴본 결과 현판의 좌우 서까래(흰색 선) 등 최소 7군데에서 단청 박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문화재청과 단청 복원공사를 맡은 전문가도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파악, 이달 말쯤 보수공사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으면서도 이날까지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숭례문의 일부 단청이 일어나면서 벗겨질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태풍이 지나가 습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에 부분적으로 보수공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최자형 숭례문관리소장도 "숭례문 단청의 일부가 박락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반적으로 확인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숭례문 복원공사 당시 단청 장인 30여명을 이끌고 단청 작업을 맡은 홍창원 단청장(58·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도 단청의 박락 사실을 확인했다. 홍 단청장은 "전통 천연안료를 사용해 단청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리려고 공사를 했는데 일부에서 박락되고 있다"며 "속상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그는 단청이 벗겨지는 이유를 두 가지로 추정했다. 우선 접착제 역할을 하는 아교의 문제, 또 하나는 붉은색을 더 아름답게 내기 위해 나무 위에 바른 흰색 호분(조갯가루) 두께의 문제다. 홍 단청장은 "이 두 가지 문제가 단청 박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접착제보다 호분의 두께가 더 큰 문제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로 벗겨진 붉은색의 경우 좀 더 아름답고 선명한 색을 내기 위해 밑에 호분을 칠했는데 너무 두껍게 칠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청이 벗겨지면서 부실공사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단청 전문가는 "단청 작업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숭례문 단청은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작업을 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숭례문 복원공사 당시 공사기간을 맞추느라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에서는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도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문화재청은 철저한 정밀조사와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청작업 당시 일본산 접착제, 안료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으나 문화재청이 계속 '문제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는데 결국 이 사태를 방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2월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은 5년3개월간에 걸친 공사 끝에 지난 5월4일 복원을 완료, 화려한 개막식 축하행사 등과 함께 일반에 개방됐다.
<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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