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제국의 딸 덕혜옹주>

연합뉴스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덕혜(德惠)는 강제로 퇴위 되고 나라를 빼앗긴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황제인 고종이 환갑을 맞은 1912년 5월25일 낳은 딸이다. 어머니는 궁녀 출신 복녕당(福寧堂) 양귀인(梁貴人). 어머니가 정실이 아닌 까닭에, 그리고 비록 나라는 망했지만 왕의 딸이라 해서 옹주(翁主)라는 호칭이 붙었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이 올해 그가 태어난 지 100년, 일본에서 귀국한 지 50년이 되는 해임을 기념해 11일부터 특별전을 연다. 그를 통해 대한제국과 조선왕실 여성의 복식·생활사를 보여주기 위한 전시회다.

박물관은 내년 1월27일까지 이곳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 주인공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라고 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덕혜는 대한제국이 이미 망하고 난 뒤에 태어났으므로 황녀는 아니다.

덕혜는 14세 때인 1925년 일본 유학을 떠나 20세에 쓰시마 종가(宗家)의 소 다케유키(宗武志. 1908-1985)라는 사람과 정략결혼을 했다. 하지만 이후 정신병을 앓는 등의 삶을 살다가 1962년 고국으로 돌아와 후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의 수강재(壽康齋)라는 곳에서 머물다 78세를 일기로 1989년 사망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덕혜의 일생과 당시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을 조명해 볼 수 있는 그의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 유품과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면서 "이 중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은 도쿄에 소재한 일본 문화학원복식박물관(文化學園服飾博物館)과 후쿠오카(福岡) 소재 규슈국립박물관 소장품으로 국내는 첫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품 중 복식은 조선시대 여성 복식 일종인 당의(唐衣)를 비롯해 덕혜가 10세 이전에 입은 유아복과 소녀 시절 옷가지가 대부분이다.

이번 특별전 전시품 상당수를 차지하는 복식박물관 소장품은 덕혜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가 조선왕실에서 보낸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英親王) 부부에게 1955년 돌려보낸 것이다. 이들 자료는 당시 일본 문화학원 전신인 문화여자단기대학 학장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1886-1976)에게 기증되면서 현재까지 도쿄에 남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하나인 연두색 당의는 크기로 보아 12-14세용으로 짐작된다. 13세 때인 1925년에 찍었다고 하는 사진에서 덕혜는 이와 흡사한 옷을 착용한 모습이다. 가슴과 양쪽 어깨, 등에다가 발가락이 다섯인 용을 입체감 있게 수놓은 오조룡보(五爪龍補)를 부착했다.

규슈박물관 전시품에는 조선왕실에서 소 다케유키 본가인 쓰시마의 종가에 보낸 혼수품이 포함된다. 은으로 만든 찻잔 등의 소규모 금속공예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자료는 일본인 소장가가 구입해 보관하다가 박물관에 기증한 것들이다.

이 중에 뒤주와 솥을 축소해 은으로 만든 장식품을 보면 아래에는 '순은(純銀)'과 '미(美)'라는 글자를 새겼다. '미(美)'는 이왕직미술품제작소의 마크로, 이를 담은 상자 뚜껑에도 '경성이왕가미술공장조(京城李王家美術工場造)'라는 문구를 인쇄된 표기가 붙어 있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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