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신 "전쟁 같은 삶…음악으로 위로하고파"

연합뉴스

28-29일 컴백 콘서트.."회생신청은 음악 계속하기 위한 결정"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나이를 두 살 더 먹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어려진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다들 절 보고 회춘한 것 같대요. 하하."

2년 만에 돌아온 박효신(31)은 자신의 말대로 더 '어려'보였다. 표정도 환해졌다.

군 복무 기간 뭔가를 '내려놓는 법'을 깨달은 것, 그래서 삶의 여유를 되찾게 된 게 '회춘'의 비결이란다.

지난 9월 전역한 그는 오는 28-29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워 이즈 오버(War is Over)'란 타이틀로 컴백 콘서트를 한다.

최근 신사동 카페에서 만난 박효신은 "인생이야말로 가장 치열한 전쟁이 아닌가"라면서 "음악으로 관객도, 저도 '전쟁'에서 입은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위로받았으면 하는 뜻에서 '워 이즈 오버'란 타이틀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그와 컴백 콘서트, 군 복무 시절의 에피소드,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된 '회생 신청'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군 생활하며 삶의 여유 되찾아" = 2010년 12월 입대한 박효신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바로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에 배치됐다.

이후 제대할 때까지 '민간인' 시절보다 더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고 한다.

"군대 들어가면 짬짬이 악기 연습도 하고 책도 좀 읽자 싶어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놨는데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죠. 스케줄 표에 다 적지도 못할 만큼 행사가 많았어요. 잠잘 시간이 없을 정도였죠."

그는 '데뷔 무대'였던 2011년 육.해.공군 및 해병대 신임 장교 합동 임관식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이제 막 이병 계급장을 달았는데 대통령께서도 참석하는 큰 행사에 서려니 무척 긴장했죠. 여덟 시간 동안 마른침만 삼키며 대기하다 드디어 노래를 하는데 1절 끝나고 나니 MR(반주)이 딱 끊기는 거에요. 소령 한 분이 와서 저를 질질 끌고 들어가며 '대통령 가셨다'고 하더군요. 가수 생활 10년에 노래하다 말고 끌려나온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하하."

박효신은 "충격을 받아서인지 그날 밤 몸살이 나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때가 내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면서 "그때부터 '나는 군인이다'란 생각도 들고 마음이 편해졌다. 특히 군인들 앞에서 노래할 때는 '전우'라는 단어의 뜨거움이 온몸으로 느껴지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군 생활을 통해 그간 잃어버렸던 삶의 여유도 되찾았다고 했다.

"10년 넘게 가수 생활을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홍보지원대에 와서 저랑 같은 일(연예)을 하던 사람들과 생활해보니 그간 조금 잘못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은 일이고 인생은 인생인데 전 그동안 자신을 너무 돌보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일에 시간을 쏟느라 친구나 동료도 안 만나고…."

그는 "군 생활을 하며 뭔가를 내려놓는 법, 누군가를 만나 속마음을 꺼내놓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면서 "삶의 여유를 찾았다"고 소개했다.

"동건이 형(이동건)부터 동욱이(이동욱), 준기(이준기), 다이나믹 듀오, 붐, 재일이(정재일) 등 홍보지원대 시절 선·후임들하고는 지금도 자주 만나요. 수다도 떨고 고민 상담도 해주죠. 또 하나의 가족을 얻은 기분이에요."

◇"휴머니즘이 이번 공연 테마..내년 봄 새 앨범 낼 계획" = '예비역' 박효신의 첫 무대는 지난 10월 13-14일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음악 축제 '2012 시월에'의 둘째 날 공연이었다.

"좀 놀아보고 싶었어요.(웃음) 제 공연을 하려면 스토리에 쇼에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게 많으니 페스티벌에 나가 몸도 풀고 놀고 싶었죠. 본격적인 컴백에 앞선 '리허설' 같은 느낌이기도 했어요."

시월에로 '몸을 푼' 박효신은 곧 단독 공연 준비에 들어갔다. 홍보지원대 시절 선임이었던 '천재 뮤지션' 정재일이 밴드 마스터를 맡았다.

"군대 있을 때 재일이 때문에 소름 돋은 적이 한번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재일이가 맨손으로 기타 치는 시늉을 하며 악보를 적고 있더라고요. 악기도 없는데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나오는 거에요. 정말 놀랐죠. 나이는 어리지만 저한테는 멘토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스탠딩 공연을 한다.

"시월에 때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같이 뛰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연말이니까 같이 뛰며 스트레스를 풀면 좋을 것 같아요. 스탠딩이면 아무래도 팬들에게 제 모습을 좀 더 가까이서 보여 드릴 수도 있고요."

전쟁 같은 삶을 사는 모두에게 음악으로 위안을 주고 싶어 '워 이즈 오버'를 타이틀로 정했다는 그는 이번 공연의 테마로 '휴머니즘'을 들었다.

"제 노래 중엔 사랑 노래가 많은데 이젠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어요. 사랑 얘기는 많이 했으니까요.(웃음) 요즘엔 휴머니즘에 대한 걸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이 끝나면 여러 군데 여행을 하며 영감을 좀 얻으려고 합니다. 내년 봄께 앨범을 낼 생각인데 다음 앨범은 저나 팬들에게 좀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해온 것에) 얽매이지 않고 싶은 생각이 강하거든요. 하하."

◇ "음악 계속 하기 위해 회생 신청 결정" = 박효신은 최근 법원에 일반회생 신청을 했다. 전 소속사와의 법정 공방으로 인한 채무를 갚으려는 조치다.

그는 전속 계약 문제를 놓고 전 소속사와 2008년 초부터 약 4년간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지난 6월 대법원으로부터 15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정 이자까지 합하면 갚아야 할 돈은 약 3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고민을 많이 했죠. 대중이 볼 때는 제가 10년 넘게 활동했으니 (갚을) 능력이 될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제가 가진 재산은 경매로 넘어간 빌라 하나뿐이었거든요. 2003년에 회사(음반기획사)를 차렸다가 실패하면서 빚이 생겼고, 빌라를 마련할 때 대출한 돈도 있기 때문에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는 "사실 주변에서는 파산 신청을 권유했지만, 여기서 포기하긴 싫었다"면서 음악을 계속 하려고 회생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 자신을 위해서도, 그동안 믿어주신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도 파산은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힘들다고 두려워하고 도망치지는 말자고 생각했죠. 중요한 건 제가 음악을 계속 하는 거니까요."

법원은 지난달 말 박효신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박효신은 앞으로 채권자와의 협의 및 채무 상환 계획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회생 계획 인가를 받아야 한다. 회생 계획 인가 여부는 내년 4월께 결정된다고 한다.

"앞으로도 힘든 일이 많겠지만 팬 여러분의 믿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잘 견뎌낼 거에요. 데뷔 이후 겉모습이나 말투 같은 건 조금씩 변했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만큼은 그대로입니다. 앞으로도 절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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