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최고 동반자.. 책

기자 2012. 7. 4. 09: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행은 단지 떠남이 아니다. 돌아오기 위한 과정이고, 의미가 보태진다. 저마다 떠나고 돌아오는 사이에 충전, 결심, 성장, 화해, 이별, 열정, 평정 등의 테마들이 여행을 숙성시킨다. AM7은 올 여름휴가에서 각자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을 될만한 책들을 테마별로 소개한다. 책들은 소설과 비소설의 구분없이 주요 대형서점 북마스터들의 조언을 참고로 선정했다.오승훈 기자 oshun@

의지본능 살려야 '작심삼일' 안된다 왜 나는 항상 결심만할까? / 캘리 맥고니걸 지음 / 알키

이번 여름휴가 동안에도 뭔가를 작정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휴가 다녀오면 담배 끊을게" "꼭 일주일에 세번은 운동한다니까" "이젠 정말 지르는거 안할거야"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작심삼일'이란 문구가 떠오른다.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게 그런 종류의 결심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안다.

이 책은 '결심중독'에 걸린 우리에게 "결심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마음만 먹으면 삶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이란다. 매달 피트니스클럽이나 요가학원에 많은 돈을 기부()하고, 습관처럼 금연이나 체중감량 결심을 선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심하는 순간에는 행복한 상상에 빠지지만 불과 며칠 만에 의지력은 바닥이 나고 만다. 우리는 왜 자꾸만 무너지는 것일까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의지력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정리한다. 인간의 뇌가 오래 전부터 환경에 적합한 의지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진화돼왔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유혹, 중독, 게으름, 잡념 때문에 힘들어하지만 그것들은 약점이 아니라 누구나 겪는 본성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원하지 않는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이런 생각과 감정도 나를 조절하려고 하지 않는다.

책은 10주 프로그램으로 의지력에 관한 핵심개념,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결과와 사례 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그것대로 실천해서 의지박약형에서 의지굳건형으로 거듭난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내 마음을 흔드는 내 안의 '요물'을 들여다보는데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 것이다.

인류종말 다룬 블록버스터 스릴러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황금가지

스릴러 장르의 소설책이다. 그런데, 그 스케일과 함축성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이 책을 '지적유희'로 분류했을 만큼 '무엇이 진정한 인류 진화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인류학, 진화론, 국제정치, 군사학 등의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의 여행이 된다.

스토리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편지 한통에서 시작된다. 약학대학원생인 주인공은 아버지가 만든 비밀 실험실이 있었고, 그곳에서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란 불치병의 치료제가 개발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곧 의문의 추격을 당하게 된다. 또다른 주인공인 용병은 아들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내전 중인 콩고의 정글 지대에서 피그미족의 한 부족과 한 인류학자를 사살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런데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생물과 조우할 경우 그것 역시 제거하라는 임무도 함께 전달된다. 두 주인공의 다른 행로가 하나로 겹쳐지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위협의 실체가 드러나고, 인류 역사상 벌어진 '대학살(genocide)'의 본질에도 접근하게 된다.

인류 종말의 위협과 이를 둘러싼 음모를 추리 스릴러와 SF 기법을 통해 풀어나가는데, "한 편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보는 느낌"이라는 표현이 딱일 정도다. 일본이 저지른 '관동대학살'과 '난징대학살'도 비판적으로 다뤄져 일본내에선 극우파의 견제를 받기도 했지만, 보편적인 인류애를 다뤘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일본 추리소설계에선 최고스타로 대접받는 저자가 지난해 베스트셀러인 '13계단'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었다는 점도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비리기업과의 전쟁나선 '2인자' 야수가 간다 / 이창욱 지음/들녘

휴가지에서 틈날때마다 읽기에 편한 기업소설이다. 부담없이 주인공이 좌충우돌, 우왕좌왕, 신출귀몰하게 벌여가는 활극을 감상하면 된다. 저자는 소설가라기 보다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됐던 경제사건들 속으로 주인공을 밀어넣어 대모험을 벌이게 한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착실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은 친구의 자금운용을 도우려 기업가로 성공한 또다른 고교동창을 만나러 간다. 이를 계기로 주인공은 그 동창의 회사인 '골든게이트'에 합류하게 되고, 특유의 친화력과 돌파력을 무기삼아 부패의 기운이 만연한 회사를 평정해 마침내 최단기간에 그룹의 제2인자로 등극한다.

하지만 회장이 쳐놓은 그물속에서 주인공의 불안감과 환멸은 점점 증폭된다. 그룹은 이미 이기와 비리, 권모술수와 암약으로 이뤄진 거대한 탑이었다. 이제는 적이 돼버린 친구의 결전을 피할 수 없게 돼버렸다. 그들의 전쟁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비열한 현실 속의 인간 군상들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실제의 기업세계를 들여다보는 실감을 갖게 한다. 상당부분의 에피소드들이 저자가 실제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것이어서생동감있는 글맛을 느끼게 한다.

'뿌나' '바람의화원'… 이번엔 윤동주 별을 스치는 바람/이정명 지음/은행나무

긴 설명이 필요없는 화제작이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과정을 다룬 '뿌리깊은 나무',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을 다룬 '바람의 화원'으로 완성도 높은 '한국형 팩션'의 면모를 보여줬던 저자가 5년만에 내놓은 작품이니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민족시인' 윤동주의 삶이다. 그의 죽음과 시인의 시를 불태운 일본인 검열관의 죽음에 얽힌 비사를 추리극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태평양 전쟁 막바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죄수들의 탈옥 기도 사건과 형무소를 둘러싼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추악한 음모가 밝혀진다. 실제로 그곳에서 1945년 27세의 나이에 옥사한 시인은 어떻게 최후를 맞이했을까. 그 차가운 감옥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와 맞물린 개인의 역사를 담아낸 팩션인 동시에, 어떤 전쟁의 광기와 환멸도 희망을 막을 순 없음을 그린 휴머니즘 전쟁소설이기도 하다. 그 가슴 뭉클한 휴머니티를 특유의 감성적인 필체로 녹여 냈다. 시종 긴장을 일으키는 속도감있는 전개로 독자의 시선을 붙잡으면서도 인간성과 야만, 전쟁과 정의라는 주제의식을 끝까지 견지한다.

'서시' '별 헤는 밤' '자화상' '참회록' 등 윤동주의 대표작들이 숨은그림처럼 소설 곳곳에 감춰져 있고, 시인이 사랑햇던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문장들이 사건을 푸는 단서가 된다. 또한 시인과 일본인 검열관이 다양한 문학 작품들과 문장을 매개로 나누는 대화에는 문학적 감동을 통한 심리치유 과정이 드러나 있기도 하다. '감동충전'에 손색이 없다.

"귀엽다"며 소녀에 뽀뽀… 벌금 2000만원

"시체 2구 묻으라며 4천만원 수표로 줬다"

빚더미 노후… 40∼50대 절반 퇴직금도 없다

16세 지적장애 소녀 두 아이 출산…아버지는?

"회사 1㎞ 내 금연"… 담배 안끊곤 못다닌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