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5600년 전 신석기시대 밭 확인
조사구역 전경한반도에서 신석기시대에 이미 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했음을 보여주는 경작 유구가 강원 고성의 문암리 유적에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6일 고성군 죽왕면 문암리 유적(사적 426호)을 발굴조사한 결과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발견된 전례가 없는 동아시아 최초의 신석기시대 밭 유적으로 추정되는 고고학적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사진)문암리 유적은 기원전 6000년의 유적으로 평가되는 중국 동북쪽인 랴오닝성 푸신(阜新)시에 있는 차하이(査海)와 싱룽와(興隆窪) 유적과 비슷한 연대의 신석기 조기 유적이다.
이번에 확인된 밭 유적은 신석기 중기층(기원전 3600~3000년)에서 확인됐다.
지금까지 신석기시대 유적에서는 돌괭이나 뒤지개, 보습, 갈판, 갈돌 등과 같은 농경 관련 석기류와 조, 기장 등의 곡물이 탄화한 상태로 발견된 적은 있었다. 하지만 경작사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는 밭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굴된 밭은 크게 상·하 2개 층으로 구분된다. 상층 밭은 전형적인 이랑 밭 형태를 띠지만, 현재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드러난 청동기시대 밭 형태와 비교할 때 두둑과 고랑 너비가 일정하지 않고 이랑이 나란하게 이어지지 않는 고식 형태라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반면, 그 아래층에서 확인한 밭은 "상층 밭과는 달리 복합 구획을 한 원시적인 모습을 띤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하층 밭에서는 신석기시대 중기(기원전 3천600년-기원전 3천년)에 제작됐을 것으로 보는 짧은 빗금무늬 토기 파편과 돌화살촉이 확인됐다. 또 신석기시대 집자리 1기가 확인
됨으로써 이 유적은 신석기시대 중기에 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확인된 밭 유적 중에서 청동기시대(기원전 1천500년-기원전 400년)보다 더 올라가는 곳은 없었다.
< 주영재 기자 jyeongj@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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