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잔모양 맞아야 맛과 향 만점.. 맥주잔-맥주 궁합 오묘하네

2012. 6. 1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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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 달린 고블릿은 미지근한 맥주에, 두꺼운 텀블러는 차가운 맥주에

[동아일보]

맥주 제조사들은 각 맥주 브랜드의 특성과 풍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용 잔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왼쪽부터 스미딕스, 호가든,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의 전용 잔. 오비맥주·디아지오코리아 제공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접시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먹는 즐거움의 정도가 달라진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다 그릇은 음식의 맛과 향, 온도를 가장 먹기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들이 저마다 전용 잔을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잔의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똑같은 맥주라도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각 브랜드는 자사 맥주의 특성에 맞는 잔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맥주의 향 더하는 고블릿

고블릿(받침이 달린 잔)은 잔의 입구가 넓어 미세한 향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로마가 상대적으로 약하면서 맛이 진한 맥주에 적합하다. 고블릿은 받침과 잔의 연결 부위를 손바닥으로 감싸 쥐듯 잡는 것이 좋다. 손의 체온 때문에 맥주의 온도가 높아져 맥주 향의 발산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미지근할 때 맛과 향이 더 깊은 벨기에 맥주 레페(레프)는 이런 이유 때문에 고블릿을 전용 잔으로 쓴다.

고블릿과 반대로 텀블러는 일반 잔에 비해 두꺼운 유리를 사용해 손의 온도가 맥주에 전해지는 것을 막아 맥주의 차가움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넓은 잔 입구를 통해 맥주의 향을 만끽할 수 있다.

벨기에 맥주 호가든(후하르던)의 육각 전용 잔은 이 같은 원칙에 충실하게 제작된 잔이다. 각진 모양의 호가든 전용 잔은 둥근 잔에 비해 손바닥과 직접 닿는 면적이 좁다. 또 유리의 두께가 손과 맞닿는 부위인 잔 아래로 갈수록 두껍다. 컵 입구가 넓은 것은 호가든 특유의 오렌지 시트러스 향과 구름 거품을 풍성하게 지켜주는 장치다.

가톨릭교회의 미사에서 포도주를 따를 때 쓰는 성배 모양의 잔은 챌리스라고 부른다. 챌리스는 주둥이가 좁아 풍부하고 촘촘한 거품을 오랜 시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벨기에의 필스너 맥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인 스텔라 아르투아의 전용 잔이 여기에 해당된다. 귀족적 우아함을 담고 있는 스텔라 아르투아 전용 잔은 좁다란 입구에 맥주의 향과 크림헤드가 모이도록 디자인됐다. 섭씨 3도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에서 마실 때 스텔라 아르투아 특유의 쌉쌀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눈으로 즐기는 맥주잔-필스너

왼쪽부터 챌리스(스텔라 아르투아), 고블릿(레페)

체코슬로바키아 플젠(필센) 지방에서 생산되는 색깔이 옅고 홉 향이 강한 맥주 종류인 '필스너'는 길고 좁은 모양의 유리잔을 가리키는 단어로도 쓰인다. 길고 투명한 필스너는 맥주의 맑은 색깔과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기포 모양을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을 준다. 필스너는 필스너 스타일이나 라거 맥주 전용 잔으로 주로 쓰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수입 맥주인 버드와이저의 전용 잔은 월드컵 우승 트로피 모양으로 만들어져 '트로피 글라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잔 하단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디자인돼 정통 라거 맥주인 버드와이저의 거품을 장시간 지켜주며, 잔을 손에 쥘 때 훌륭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올 초부터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일랜드 맥주 스미딕스 전용 잔에는 독특한 장치가 숨어있다. 묵직한 전용 잔의 바닥에는 레이저로 새긴 스미딕스 로고가 있다. 이 부분이 거품 순환을 도와주는 공기구멍 역할을 해 스미딕스의 청량감을 유지해 주는 것이다.

일본 맥주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의 전용잔인 몰트 글라스는 에스(S)라인 곡선 형태가 눈에 띈다. 이 같은 모양은 맥주의 향 발산을 돕고 잔 입구에 거품이 적당히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와 몰트 글라스의 궁합을 극대화하려면 크림거품과 맥주의 비율을 3 대 7로 맞추는 것이 좋다. 이 비율을 맞추려면 병을 위로 들어 올리면서 잔을 절반 정도 채운 뒤 거품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잔을 비스듬히 세워 잔 벽을 따라 맥주를 따르면 된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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