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가 된 평론가, 김현을 다시 보다

2008. 10. 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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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신화 다시 읽기' 출간(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1990년 마흔여덟 해의 짧은 생을 마친 문학평론가 김현.

30년이 채 못되는 문학 인생 동안 치열한 비평 활동으로 한국문학 비평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킨 그는 사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평론가"라는 칭송을 받을 정도로 하나의 '신화'처럼 자리잡은 인물이다.

'김현 신화 다시 읽기'(이룸 펴냄)는 이러한 신화적 존재 김현의 문학적 업적에 대한 다각도의 철저한 해부를 통해 김현의 재조명을 시도한 책이다.

이정석, 하상일, 정은경, 고봉준, 조해옥, 이경수, 이찬, 임영봉, 최강민, 문광훈 등 비평 전문지 '작가와비평'의 편집동인으로 활동하는 10명의 젊은 평론가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김현을 들여다봤다.

집필 과정에서 필자들이 특히 중점을 둔 것은 과도한 찬양 또는 과도한 비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김현을 바라보는 것.

최강민은 필자들을 대표해 쓴 서문에서 "'문학과지성'에서 '김현문학전집'이 나오고 해당 계간지에서 김현을 비평적으로 조명했지만 같은 집안 식구가 기획을 한 것이기에 충분히 객관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며 "우리는 김현을 제3자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읽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해진 방향 없이 "김현과 소통한다"는 공통 명제 아래 모인 필자들의 관점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이정석은 '김현의 육필을 통해 본 문학적 삶의 궤적'을 통해 김현의 삶과 문학을 연결시켜 김현을 조명하며 '내재적 초월주의자'였던 그의 비평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경수는 ''나'로부터 출발한 운명적 이중성'이라는 글에서 외국문학도로서의 태생적 이중성을 지닌 김현이 변증법적 논리 구조와 고고학적 글쓰기로 이분법을 넘어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한 존재였다고 말한다.

고봉준은 좋은 작품은 읽는 이들의 정신이 편안해지려는 것을 오히려 자극하고 고문한다는 김현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김현이 제기한 문제의식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편 하상일은 '문학과지성' 에콜(유파)이 지나치게 김현을 신비화하고 특권화하면서 4ㆍ19세대 비평의 위상을 과장하고 김현 비평을 신화화했다고 비판했으며, 최강민은 '순결한 문학 영웅'으로서의 김현 신화를 문지 에콜, 보수 우파의 지배층, 보수 일간지, 서울대 등 주류 세력이 합작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의 산물로 규정한다.

328쪽. 1만5천700원.mihye@yna.co.kr < 긴급속보 SMS 신청 >< 포토 매거진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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