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서 발해 왕성급 유적 발견

입력 2008. 10. 16. 16:38 수정 2008. 10.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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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공동발굴..'행정치소'인 듯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왕성(王城)급에 해당하는 발해시대의 대규모 성터가 러시아 연해주 중북부 지역 우수리강 근처에서 발굴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러시아과학원 극동지부 역사학고고학민속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 9월3일부터 10월2일까지 연해주 중북부 지역의 평지 성곽인 콕샤로프카-1 성(城)을 발굴조사한 결과 발해시대 유적과 유물을 다수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해주에서 존재가 확인된 발해유적으로는 마리야노프카 성과 함께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 이 성곽의 유적과 유물은 이른바 왕성에 비견될 만큼 격이 높고, 고구려시대 전통을 강하게 지니고 있어 발해의 영역을 확정하고, 고구려와의 계승 문제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콕샤로프카-1 유적은 우수리강과 그 지류인 콕샤로프카 강을 해자처럼 낀 평지성으로 규모는 북벽 405m, 동벽 650m, 남벽 250m, 서벽 340m인 성벽 총길이 1천645m, 전체 면적 16만㎡에 달하는 대규모 성곽이다.

평면 타원형인 이 성곽은 현재 남은 성벽 규모를 기준으로 최대 높이 6m, 너비 10-14m이며, 성벽 내부에는 석재를 쌓아 강화하고 그 안팎에는 흙으로 쌓았으며 성 전체가 대체로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이 중 북문에서 가까운 성 내부 북편 일대를 이번에 발굴조사한 결과 발해시대 전형적인 온돌시설을 갖춘 대규모 건물지와 발해 유물 다수가 발견됐다.

연구소는 이 건물터가 ▲모래와 점토를 판축(켜쌓기)해 기단을 최소 1m 이상 높게 조성하고 ▲'曲' 혹은 '由'자 형태를 이루는 2줄짜리 쪽구들(온돌)을 건물 좌우벽을 따라 마련했으며 ▲잘 다듬은 판석을 초석으로 사용하고 ▲대규모 담장시설과 기와가 존재하는 점 등으로 볼 때 왕성급에 해당하는 발해 유적으로 이 지역의 '행정치소'일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건물터는 발해 수도에 소재하는 왕성인 상경성이나 서고성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연구소는 또, 출토 유물과 온돌 구조가 전형적인 발해시대 것임은 물론 고구려시대 전통이 강한 점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적갈색 띠고리 손잡이가 달린 토기인 대상파수호(帶狀把手壺)라든가 주둥이가 안쪽으로 오므려진 항아리 모양 토기인 내만구연호(內彎口緣壺) 같은 토기는 형태뿐만 아니라 제작기법에서도 고구려 전통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ㄱ' 자 모양으로 꺾어 건물 밖으로 빼내는 온돌구조 역시 고구려 시대 유적인 지안(集安)의 동대자(東臺子)에서 출토된 온돌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중국 저장성 월주요(越州窯)라는 가마 생산기지에서 나온 9세기 무렵 해무리굽 청자가 출토됨으로써 당시의 폭넓은 국제 교류를 알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사람을 새긴 토기편과 금 도가니처럼 발해시대 이 지역 생활문화를 엿보게 하는 다른 유물도 수습됐다.

이 중 토기에 새긴 인물은 치마를 입은 여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마치 강강술래를 연상케 한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연구소는 "이번 발굴을 통해 그간 발해 영역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고 연해주 중북부 지역을 발해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근거를 확보했다"면서 "예컨대 러시아 학계에서는 이 지역을 발해 영역에서 제외하려는 경향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굴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06년 이후 3개년 계획으로 실시하는 '한ㆍ러 연해주 고고유적 조사' 사업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콕샤로프카-1 유적 발굴을 계기로 이 지역 공동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영상취재.편집 : 권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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