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덥다고 물 너무 마시면 나트륨 저하증 위험"

2015. 7. 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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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축축 쳐지는 분들 많으신데요. 어제 김천에서는 배수로 공사하던 30대 남자분이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하죠. 그래서 오늘은 더위와 건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 홍혜걸/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열사병도 있고 일사병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둘이 서로 어떻게 다른 건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둘 다 더위를 먹어서 생기는 병입니다. 그런데 일사병은 약하게 더위를 먹은 경우고요. 열사병은 심하게 더위를 먹은 더위입니다. 그러니까 대개는 일사병의 단계를 거쳐서 열사병이 생긴다고 보면 되는데요. 증세를 보면 일사병은 어지럽고, 기운이 빠지고, 혈압이 떨어집니다. 맥박이 빨리 뛰고, 땀을 많이 흘리고, 목이 마르고요. 체온이 38도에서 39도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게 열사병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의식이 혼미해지고요. 체온이 40도를 넘기게 됩니다. 가장 특이한 증세가 땀이 나지 않는다는 거죠. 왜냐하면 뇌 속에 체온 조절 중추 자체가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체온이 올라가는데 오히려 땀은 안 나는 역설적인 증세가 나타나면 이건 열사병인데요. 이때는 분초는 다투는 초 응급 상황이죠. 내버려두면 숨집니다. 이때는 찬물이나 얼음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신속하게 또 강제로라도 체온을 식혀주는 게 중요하고요. 당연히 119 구급 요청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참고로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컨대 교회에 오래 서 있다가 핑 하고 쓰러지는 경우죠. 앉았다 일어나면 핑 하고 깜깜해지고 이런 경우 있잖아요. 이건 열사병도 아니고 일사병도 아닙니다. 꼼짝 않고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까 혈액이 다리 쪽으로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뇌혈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고요. 이걸 질병이라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흔한 병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은 학교에서 TV로 조회하고 그러는데 저희 어릴 때는 조회하다가 픽픽 쓰러지는 경우 많았어요. 이건 열사병이나 일사병이 아니라는 거죠?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그럴 때는 앉아 있는 다든지 다리를 높인다 라든지 아니면 손발에 힘을 줬다 피고 이러면 혈액을 아래위로 펌핑해 주면 금방 좋아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것보다 일사병은 심각한 거고 가장 심각한 건 열사병. 그런데 주로 일사병과 열사병은 어떨 때 생기는 걸로 봐야 하는 걸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에어컨처럼 바로 식힐 수 없는 해변이나 산과 같은 야외에서 흔하고요. 그 다음에 긴팔 옷보다 맨살을 자외선 차단 크림 없이 바로 햇볕에 직접적으로 노출한 상태가 더 위험하고요. 또 술과 커피를 많이 마셔서 몸이 탈수상태에 빠져있을 때가 안 좋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대개 1시간 이상 정도면 노동을 한다든지 운동을 하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건강한 사람들도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럼요. 그런데 물론 일사병이 아니고 열사병까지 가는 경우는 대개 노약자들에게 흔한 경우죠. 이런 경우 이외에 예컨대 자동차 안에 애완동물이나 아기를 두고 문을 잠그고 나온다 라든가 할 때 이런 경우도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니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80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까요.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박사님 더울 때 운동이나 일을 할 수밖에 없을 때 아무래도 물이라도 자주 마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런데 이게요, 물은 탈수도 안 좋지만 또 요즘 같은 때 너무 많이 마셔도 안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홍혜걸/의학박사:

들어보셨죠? 저나트륨혈증(나트륨저하증) 이라는 경우가 올 수 있는데요. 이게 뭐냐 하면 땀을 많이 흘리잖아요. 운동하고 일할 때. 그럴 때 맹물만 많이 마시게 되면 나트륨이라는 전해질 농도가 떨어지면서 이를테면 뇌세포가 굳게 돼요. 그러면 두통이나 구토, 의식혼란이 심한 경우에는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 저나트륨혈증(나트륨저하증)은 1981년 남아공 더반에서 육상 선수들에게 처음 발견이 되는데요. 이전에는 선수들에게 가능하면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유했거든요. 그런데 이 사건 이후로 이런 일이 이런 증상이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2년 보스톤 마라톤 보면 참가자의 13%가 저 나트륨 혈증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어떤 식으로 지침이 바뀌었느냐 하면요, 여름철에 운동하실 때는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실 걸 권유합니다. 그냥 막 마시면 안 되고요. 그리고 한 시간에 맹물은 최대 800cc까지만 마시는 게 좋은 걸로 돼 있고요. 여기에 덧붙여서 미국의 스포츠의학계는 물 1리터에 소금을 0.5에서 0.7g 정도 섞어서 마실 걸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개 이 농도가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스포츠음료보다도 2배 가까이 진한 농도입니다. 그래서 마라톤이나 장거리달리기, 등산, 행군... 가령 조선소에서 용접을 한다든지 이럴 때는 땀을 많이 흘리니까요. 맹물 마시면 안 되고 약간의 소금을 준비해서 마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래서 등산할 때 소금 대신에 다시마 쪼개서 조금씩 드시는 분들 계시더라고요. 다시마가 짭짤한 맛을 갖고 있잖아요. 어쨌든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고 해서 요즘 물 자주 챙겨 드시는 분 많이 제가 주변에서도 보고 있는데 한 시간에 최대 800cc 이상은 안 된다.

▶ 홍혜걸/의학박사:

네. 맹물을 그렇게 마시면 안 좋단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리고 박사님, 더위 이야기 나오면 보양식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솔직히 박사님 이 보양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보신탕을 얘기하시는 건가요? 개고기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뭐든 좀 잘 챙겨 드시잖아요, 요즘에?

▶ 홍혜걸/의학박사:

그런데 사실은 의학적으로는 개고기 그러니까 보신탕은 영양학적으로는 특별한 이점이 없습니다. 대단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요. 다만 중요한 건 단백질은 분명히 요즘 같은 때에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효소의 원료가 되고요. 또 힘을 내는 근육의 원료 물질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기를 많이 드시는 게 좋은데요. 저는 개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추천합니다. 지난 시간에 제가 돼지고기 수육이 칼로리가 많다고 해서... 돼지고기 조리해서 많이 먹었는데요. 이게 비계를 떼면 되는 거예요. 아무 문제없습니다.

비계를 뗀 돼지고기는 단백질이 많을 뿐만 아니라 또 한 가지 이점이 피로를 이기는데 도움을 주는 비타민 B1이 단위 그램당 소고기보다 무려 10배나 많습니다. 그래서 돼지고기 정말 도움이 되고요. 다만 드실 때 이걸 소량씩 자주 먹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보통 날 잡아서 한꺼번에 포식을 하잖아요.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최대 150g 그러니까 4분의 1 정도 먹어야만 나머지는 다 사실은 흡수가 안 되고 배설이 되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낭비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양이 정해진 거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대개 성인의 경우 소장에서 아미노산이 30g 정도밖에 흡수가 안 돼요. 이걸 고기로 따지면 150g. 그러니까 4분의 1근 이란 얘기니까 그 이상 먹게 되는 건 사실은 다 바깥으로 나가는 겁니다. 굉장히 아까운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이 고기는 저녁보다 아침이나 낮에 먹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특수여건작용이라는 게 있어요. 단백질 먹으면 90분 정도 있으면 체온이 1도 정도 오릅니다. 그래서 저녁 드실 때 고기를 너무 많이 드시게 되면 열대야로 안 그래도 더운데 체온이 올라가니까 숙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고기는 가능하면 아침이나 점심에 드시고 저녁에 드신다 하더라도 4분의 1근 이내로 가볍게 그러나 대신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자주 드시는 게 좋다는 얘깁니다.

▷ 한수진/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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