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게 던진 돌직구.. 트위터가 후끈
"강신주가 노숙인을 마비되어 있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노숙인이 마비된 것이 아니라 노숙인을 보고도 그런 감상밖에 할 말이 없는 당신이 마비된 것이다."(@yoon 5)
"그의 진의가 '노숙자는 수치스럽다'였을 리가 있겠는가. '완전한 자기의 완성'을 추구하려면 본받지 말아야 할 존재로 노숙자를 제시한 것."(@Worldless)
새해 벽두부터 '스타 인문학자' 강신주(47)씨가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말 출간한 책 '강신주의 감정수업'(민음사)에 실린 글 때문이다. '감정수업'은 출간 두 달 만에 11쇄를 찍고 8만부가 팔리면서 인문서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 종합 10위 안에 올랐다.
강씨는 '수치심'이라는 글에서 "노숙자는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 마비되어 있는 존재다. 자존심을 느낀다면 어떻게 노숙자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썼다.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단편 '죽은 이들'과 철학자 스피노자를 인용하면서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삶으로부터 깨어나기 위해 필요한 감정은 수치심이다. 마비된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에게서는 수치심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강씨는 그 사례로 '서울역 노숙인'을 들었다.
트위터에는 강씨를 비난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무려 철학자라는 ××의 인식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 "이처럼 제 역량 이상으로 뜨면 지적 결핍을 수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인신공격성 글도 떴다.
이 글은 원래 강씨가 2012년 4월 한 신문에 쓴 칼럼이다. 1년도 훌쩍 넘은 지금에야 뒤늦게 주목받는 것은 '감정수업'이 베스트셀러가 됐을 뿐 아니라 강씨가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가짜 소통'이라고 비판했던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스타 인문학자인 강씨가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강씨는 지난 9일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 교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서 "깨작깨작 댓글 올렸다고 소통했다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컴퓨터 모니터만 보고 있는 세상이 되거든요. 굉장히 위험한 세상이 돼요"라고 했다.
강씨는 최근 활발한 강연과 저작 활동으로 '돌직구 철학자' '거리의 철학자'란 별칭을 얻으며 스타 인문학자로 떴다. 그가 '돌직구'인 이유는 강연에서 욕도 서슴지 않는 등 거침없는 언변 때문이다. '거리의~'라는 별칭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채 지난 7~8년간 '독립 저술가'로 활동한 덕분에 얻었다. 지금까지 20여권 책을 냈고, 그중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의 다상담'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요즘도 하루 평균 2~3곳에서 강연한다"고 했다. 오는 22일 인기 TV프로그램 '힐링캠프' 공개 녹화도 예정돼 있다.
강씨는 '트위터 비판'에 무관심했다. 그는 20일 전화통화에서 "트위터를 보지 않는다. 문맥을 잘라 자기들끼리 떠드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강씨는 "저자는 글을 쓰는 것이지 이런저런 평가에 일일이 반응하는 게 아니다"면서 "그분들이 (내 글을) 그렇게 읽었다면 뭐라고 하든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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