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시한폭탄' 국민 4명중 1명, 대사증후군 안고 산다

2013. 8. 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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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1217만명 빅데이터 분석

[동아일보]

야근과 회식이 잦은 회사원 박준식(가명·40) 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다. 의사는 대사증후군이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박 씨는 "직장인이 다 그렇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1년이 지나 박 씨는 깊이 후회했다. 갑작스러운 가슴통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가 심장혈관 삽입술을 받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뒤였다. 병명은 급성심근경색. 그는 "1년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신호가 왔는데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자신이 원망스럽다"고 자책했다.

박 씨처럼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이 한꺼번에 기준치를 넘는 대사증후군을 가볍게 넘겼다가 병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아일보와 고려대의료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1217만1006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3.2%(282만6896명)가 대사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국민 4명 중 1명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몸에 지니고 사는 셈이다.

대사증후군에 포함되는 각각의 요소는 가벼운 증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위험요소가 3개 이상인데도 방치하면 큰 위협이 된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위험요소가 3개 이상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심근경색 등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8배, 뇌중풍(뇌졸중)과 당뇨는 각각 5배로 늘었다.

대사증후군은 큰 병으로 악화되기 전에 잘 관리하면 예방 효과가 그만큼 크다. 동아일보와 고려대의료원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위험요소가 3개 이상이었지만 생활습관을 고치고 운동을 꾸준히 해서 2개 이하로 떨어뜨리면 심뇌혈관 질환으로 숨지는 환자가 최대 23%까지 줄었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가는 의료비 역시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

허갑범 한국대사증후군포럼 회장은 "대사증후군은 생활습관에 의한 병으로 만성질환의 뿌리이자 만병의 근원"이라며 "대사증후군 관리는 노인 질병과 의료비 급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므로 국가가 관심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

복부 비만, 고혈압, 혈당장애,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5가지 위험요소 중 3개 이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증상을 가리킨다. 몸 안의 오폐물(汚廢物)을 내보내고 자양분을 다시 섭취하는

대사(代謝)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비롯된다. 뚜렷한 원인, 특히 유전적인 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8년 처음 사용한 용어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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