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7년 논란 현 정부서 매듭(?)

2013. 1. 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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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와 협의 남았지만 추진으로 가닥잡은 듯

(세종=연합뉴스) 김준억 박수윤 기자 = 목사와 신부, 승려 등 종교인에게 세금을 매기자는 논란이 7년만에 매듭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8일 세종청사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과세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종교인 과세 방침을 밝혔다.

종교인 과세는 참여정부 때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정치 일정에 밀려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임기말 이명박 정부가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지 관심이다.

기재부는 논란의 핵심인 종교인 소득의 분류를 종교법인으로부터 받는 근로소득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백 실장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결정된 바가 없고, 이달 말에 발표할 시행령에 포함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신중을 기했다.

◇종교인 과세 방침 임박…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을 듯

종교인 과세 논란은 2006년 한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참여정부의 임기 말에 여러 정치 일정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시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는 종교인 대부분이 탈세하는데도 정부가 이를 용인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며 종교법인 등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세청은 옛 재정경제부에 종교인에 대한 과세가 가능한지 질의했으며 재경부는 과세 가능성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종교계가 반발하는 등 여건이 나빠지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2007년 7월 세제개편안을 설명하면서 종교법인의 특수성이 있어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다시 서랍으로 들어갔다.

사안이 민감한 만큼 한동안 잠잠하던 이 문제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초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를 언급하면서 다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박 장관이 5년 만에 종교인 과세 필요성을 제기하자 우호적인 여론도 형성됐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지난해 3월 정부가 종교인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것은 공평과세와 조세형평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종자연은 국민의 65%가 성직자 세금 부과에 찬성했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가 지난해 6월 대형교회 10곳과 사회복지단체에 재산세와 취득세를 부과했다. 종교법인의 수익사업에 과세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종교인 과세에 여론 의 힘이 실렸다.

박 장관은 지난해 8월 세법개정안 발표 때도 "현행 소득세법상 종교인을 불문하고 소득이 있는 곳에 납세의무가 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과세 추진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기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원론적인 해명을 내놨지만 현 정부에서 민감한 문제를 마무리 짓는 차원에서라도 이달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넓은 세원 확보, 조세형평성 실현에 힘쓰는 기조와도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임기 말이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세법 시행령에 `근로소득' 조항 신설할 듯

종교인의 소득을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어느 것으로 분류할지 분분했던 논란은 근로소득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종교인에 대한 예외규정이 없어 원칙적으로는 과세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시행령 개정에 나서는 것은 과세 근거를 보다 명확히 규정해 조세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백운찬 실장은 "지금까지 오랜 기간 과세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그 부분을 명확히 한다는 차원에서 규정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종교인 관련 조항은 근로소득의 범위를 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 38조에 신설될 가능성이 크다.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인이 속한 기관에서 후원금을 `수입'으로 편성한 뒤 인건비의 형식으로 종교인들에게 지급한다면 이를 근로소득으로 보겠다는 얘기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본다면 일반 봉급생활자들이 버는 것처럼 생계소득이 되고, 기타소득으로 볼 경우 헌금 등 `사례금'으로 분류된다"며 "종교법인에서 월급 형식으로 받는 소득은 근로소득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교인의 근로소득은 정확한 과세정보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근로소득세는 납세자 개인의 자진신고와 납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종교인에게 월급을 주는 종교단체는 비과세가 적용되는 비영리기관으로 분류된다.

이와 달리 일반 직장인은 본인이 얼마만큼 임금을 받았는지 국세청에 신고하고, 고용주도 직원에게 봉급을 얼마나 지불했는지 국세청에 제출하므로 교차 확인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김재진 연구원은 "종교인도 종교단체법인에서 봉급을 줬다면 이를 신고하고, 본인도 얼마 벌었는지 신고해서 `크로스체킹'을 해야한다. 종교인이 정확하게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세법에 종교인에 대한 예외조항이 없는 만큼 종교인 스스로 법을 준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인들의 집단적인 반발 여부가 변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 실장은 종교단체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제가 파악하기에는 종교단체 대부분이 긍정적인 편"이라고 답했다.

종교단체와 남은 협의에 대해서는 "종교단체에 따라 이 소득이 어떤 소득인지, 어떻게, 언제부터 (과세)할 것인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 종교인들의 자체 회의도 있었고, 기재부와 함께 한 회의도 있었는데 아직 마무리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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