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음주의 끝은.. 알코올성 정신장애

2012. 11. 19.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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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변화로 감정-충동 조절에 이상

[동아일보]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예방하려면 술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적당히 마시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술을 과도하게 마셔서 내성이 생긴다, 자꾸 술에 의존하게 된다, 술을 마시면 정신병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이런 증상이 있으면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알코올성 정신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6만6196명에서 7만8357명으로 연평균 4.3% 증가해왔다.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더 많이 앓는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성 환자는 5만3767명에서 6만3859명으로 연평균 4.4% 늘었고 여성 환자는 1만2429명에서 1만4498명으로 3.9%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질환은 6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를 비교해보면 남성의 경우 60대가 583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545명), 70대(473명)가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40대(97명), 50대(87명), 30대(78명) 순이었다.

그렇다면 왜 60대 남성이 이 질환을 가장 많이 앓을까. 술을 많이 마시면 정신병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 자체가 술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질병은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신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병욱 교수는 "60대에는 사회활동, 경제활동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인 위기를 맞게 돼 이 질환에 더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뇌는 평소에 분노와 같은 감정을 억압하고 있다. 알코올은 이렇게 통제된 감정을 풀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술로 인해 긴장이 풀릴 때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은 술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충동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만취상태에서 선량한 시민들에게 폭력과 협박을 가하는 '주폭'의 경우는 알코올성 정신장애라기보다는 충동조절 장애를 앓고 있다고 진단한다. 보통 알코올성 정신장애일 경우에는 만성적인 음주로 인해 뇌가 변화하고, 술을 마시지 않을 때도 기분과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관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정신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사회기술훈련 등을 받아야 한다. 술을 끊는 데에 대한 동기를 고취해 병이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느 질환처럼 알코올성 정신장애도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바뀌어야 하지만 음주의 폐해에 대해 확실히 인지한 뒤 적당히 마시도록 해야 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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