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를 보면 조선시대 삶의 질이 보인다"(종합)
'조선후기 삶의 질에 관해서' 공동 연구논문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조선시대 사람들의 키를 보면 그 시대 경제적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제임스 루이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전성호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교수, 다니엘 쉬베켄디엑(Schwekendiek)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공동 연구논문 '조선후기 삶의 질에 관해서: 인체치수 자료를 중심으로'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의 키 변동 추이를 통해 조선 후기 경제적 상황과 삶의 질을 고찰했다.
이들은 연구 논문에서 "물가, 임금 시장 등과 같은 조선후기의 경제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경, 유행성 질병, 인구통계, 영양수준 등과 같이 삶의 질의 지표가 되는 경제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 교수가 연구에 사용한 자료는 조선시대 군인들의 근무순번표.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군인들의 근무순번표에 기초한 신체 치수 연구가 광범위하게 수행되고 있다.
이들은 "군인들의 근무순번표는 장정들의 건강과 몸 상태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며 이러한 자료들은 일반인의 건강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해 주는 중요한 정보원"이라고 설명했다.
세 교수는 임진왜란 후인 17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자료를 집중 분석했다.
임진왜란(1592년)으로 조선은 전 국토가 황폐화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보았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다시 빠르게 정상을 되찾았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1679년부터 1798년까지 조선 군인들의 키는 3.62-4.25척(尺)으로 측정됐다.
세 교수는 1척이 몇m인지 정확히 환산하지는 못했지만 임진왜란이라는 큰 전란을 겪은 뒤 회복기에 있던 17세기 중반 초기에 태어난 조선 사람들의 영양상태가 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더 좋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성호 교수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임진왜란 이후 17세기부터 조선인들의 키가 다시 크기 시작한다"면서 "18세기까지 키가 대체로 크다가 노론이 장기집권하는 19세기 중후반이 되면 다시 줄어드는데 17-18세기만 해도 조선의 내재적 역량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또 "서대문 형무소 기록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에도 한국인들의 키가 안 컸다"면서 "'식민지 근대화론'에 따르면 의료체계 등이 좋아졌으니 사람들의 키가 커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1960년 이후 출생한 세대"라고 말했다.
이 연구논문은 오는 25일 한중연에서 막을 올리는 제6회 세계한국학대회에서 정식으로 발표된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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