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로 즐기는 추리소설

이세라 기자 2012. 6. 19.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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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따라 사건 파헤칠까, 기괴한 분위기에 빠져볼까

책방에 들러 추리소설 코너를 찾는다. 여름밤을 지새울, 마땅한 책이 있는지 둘러보기 위해서다. 영화로 만들어져 낯이 익은 책이 있고, 최근 다시 등장한 명탐정의 활약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발음도 낯선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출신 작가의 이름도 눈에 띈다. 영미권 추리소설이 전체 추리소설의 85.7%를 차지했던 10년 전에 비하면 지금 추리소설 코너는 잘 차려진 뷔페와 같다. 간담을 서늘하게 해줄 나라별 추리소설 특징을 알아봤다. 영미·일본·프랑스·독일·북유럽·한국 중에 입맛대로 골라보자.

지금 대세는 스칸디나비아 느와르

 국내에 들어오는 추리소설을 나라별로 정리하면 크게 영미·일본·프랑스·독일·한국 등으로 나뉜다. 나머지는 기타로 분류되는데, 최근에는 기타 중에서도 '북유럽 추리소설'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0.3%에 불과했던 북유럽 추리소설 매출이 2012년 25.8%(교보문고 DB기준. 이하 동일)로 오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 노르웨이, 그리고 아이슬란드의 소설을 통칭한 북유럽 추리소설은 눈이 덮인 풍경과 혹독한 추위를 배경으로 복지국가의 평화로운 모습 뒤에 숨은 범죄의 그림자를 다루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완벽하기는 커녕 인간적인, 가끔은 초라하기까지 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북유럽 추리소설 열풍의 시작은 2011년 재출간된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다. 기자 출신 작가 라르손의 유작이기도 하며 북유럽을 시작으로 유럽과 영미를 휩쓸고 지난해 영화로 제작됐다. 추리소설 강국으로 불리는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요네스뵈의 '스노우맨'(영화로도 제작 중이다)과 노르웨이의 신예 작가 웨르겐 브레케의 '우아한 제국', 스티그 라르손의 영향을 받아 추리소설을 쓰게 됐다는 스웨덴의 작가 라슈 케플라르(알렉산데르 안도릴과 알렉산드라 코엘료 안도릴 작가 부부의 필명)의 '최면 전문의'가 올해 출간됐다.

매력적인 탐정으로 시작하는 영미

 스케일에 있어서는 영미 추리소설을 따라올 자가 없다. 한해 출간되는 추리소설 50%는 영미 추리소설에 해당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영미 추리소설은 시작은 아서 코난 도일의'셜록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포와로'가 나오는 고전적인 탐정물이다. 이후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등장한 '하드보일드 탐정물'이 등장했다. 고전 탐정들이 날카로운 지성과 번뜩이는 직관으로 가만히 앉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소위 '안락의자 형 탐정'이었다면 샘 스페이드(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 등)와 필립 말로(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 등)는 몸으로 부딪히고 주먹다짐이 오가는 가운데 진실에 접근하는 하드보일드 탐정이다. 이후로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 리 차일드, 데니스 루헤인 같이 하드보일드 탐정물을 더욱 밀어붙인 '크라임 스릴러'와, 실제 역사와 미스터리를 교묘하게 결합한 팩션 스릴러(다빈치 코드가 대표적이다)가 생겨났다.

 Best 3 2012년 현재 영미 추리소설에서 매출 1위를 달리는 책은 작가 앤터니 호로비츠의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이다. 코난 도일 재단에서 인정한 공식 셜록 홈즈 작가인 앤터니 호로비츠가 쓴 책이다. 2위는 셜록 홈즈 전집(전9권), 3위는 수잔 콜린스의 '헝거게임' 세트.

사회파·신본격파 등 다양한 일본

 국내에서는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이 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현실이 반영된 탓인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하면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온다 리쿠를 대표적으로 꼽지만, 매니어들에게 일본 추리소설은 좀더 여러 장르로 나뉜다. 우선 1930년대부터 활동한 에도가와 란포, 요코미조 세이시의 일본 고전 추리소설이 있다. 이중 에도가와 란포는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로 특유의 기괴하고 음울한 정통추리소설을 선보였다. 일본탐정작가클럽을 만들고 강연을 여는 등 일본추리소설의 발전에 공헌을 했으며 그의 이름을 딴 에도가와 란포상은 일본 추리소설계의 권위 있는 상이다. 1950년에 활약한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 이후에는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기리노 나쓰오, 다카무라 가오루, 모리무라 세이치 같은 작가들이 일본 추리소설계를 휩쓸었다. 사회파가 범람하자 등장한 것이 수수께끼 풀이 위주로 돌아간 1980년대 신본격파다. 시마다 소지, 우타노 쇼고,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이 대표 작가다.

 Best 3 2012년 일본추리소설 매출 1위는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2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 3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X의 헌신'이다.

전통 강한 프랑스, 다크호스 독일

 프랑스 역시 추리소설의 전통이 강한 나라 중 하나다. '노란 방의 비밀'이나 '아르센 뤼팽' 같은 고전적인 추리소설과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가 프랑스의 전통을 말해주는 대표작이다. 현재 '웃음'으로 프랑스 추리소설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전통 추리소설 작가는 아니다. 최근 주목받는 작가로는 음악, 종교, 건축과 역사, 정치를 넘나드는 서스펜스 스릴러 '미세레레'를 쓴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막심 샤탕, 장 크리스토프 뤼팽 등이다. 추리소설이지만 묵직한 주제(그리고 묵직한 두께)로 장르 팬뿐만 아니라 일반 문학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2011년부터 갑작스레 등장한 독일 추리소설은 추리소설 전체 매출 중 16.9%(2011년은 28.5%)를 보일 정도로 나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추리소설에 국내 출판계가 큰 관심이 없었고, 출간된 도서도 거의 없다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예상치 못하게 베스트셀러가 되며 다른 독일 소설이 하나둘씩 번역되고 있다. 이 외에는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사라진 소녀들'과 철학자이기도 한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가 쓴 '살인은 없었다'가 있다.

 Best 3. 2012년 프랑스 추리소설 1~2위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 1·2이고, 3위 역시 베르베르의 타나토 노트다. 독일 추리소설 1위는 넬레 노이 하우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2위 넬레 노이하우스의 '바람을 뿌리는 자', 3위 역시 넬레 노이하우스의 '너무 친한 친구들'이다.

한국은 대중소설에 추리 기법 가미

 아쉽게도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추세다. 한국 추리소설은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1세대 작가 김성종, 그리고 추리소설 기법을 차용한 김진명 정도가 대표 작가라 볼 수 있다. 최근에 들어서야 장르문학 쪽 젊은 작가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근래에는 순수문학 작가들도 작품에 추리소설적인 요소를 채용하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도 사라진 엄마를 찾는 구조이며 김유정의 '7년의 밤'은 딸의 복수를 꿈꾸는 남자와,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최근 두각을 나타낸 신진 작가들로는 현직 판사인 도진기, 무협소설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한상운, 외국 스릴러 못지않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서미애 등이 있다.

 Best 3 2012년 한국 추리소설 매출 1위는 한상운의 '게임의 왕', 2위는 김성령의 '바이슬 시티', 3위는 김진명의 '황태자비 납치사건'이다.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취재협조=교보문고 북뉴스 >

이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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