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밥상이 都農 지킨다>설탕·소금은 마약 ?.. 뇌를 '공격'한다

박양수기자 2012. 6. 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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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위험한 입맛'

남태평양의 세계적인 관광지 미크로네시아에는 발목을 절단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성인의 70~80%가 당뇨병에 걸려 고통 받고 있는데, 맨발로 돌아다니다가 상처를 입고 낫질 않아 절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충격적인 재앙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곳이 미국 통치령이 된 이후에 생긴 일이다. 미크로네시아 원주민들은 주로 섬에서 자생하는 코코넛이나 바나나, 물고기 등을 먹고 살았다. 그러나 1947년 미국의 신탁통치를 받으면서 식생활도 미국식으로 바뀌었다.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 위주의 미국식 식단은 육류와 당류를 과도하게 섭취하게 만들었다. 특히 열대지방 특유의 게으름에다 교육수준이 낮은 원주민들은 달고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지면서 비만환자가 늘고, 당뇨도 증가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섭취하는 음식이 오히려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음식과 관련된 사망자 수가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훨씬 많다는 통계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장병, 비만, 암 등 음식 관련 질병에 노출되는 사람도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이로 인해 건강한 삶을 위한 영양을 공급해야 할 식단이 '공포의 식탁'이 되고 있다.

미크로네시아 원주민의 재앙은 우리나라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화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가공식품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게 늘었다. 합성향료, 인공감미료, 방부제 등 각종 첨가물을 섞어 인공적으로 가공한 음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사용 가능한 식품 첨가물만 해도 600가지가 넘는다. 이러한 첨가물은 한 가지 식품에만 들어있는 게 아니며 기준치 이하로 섭취한다고 해도 체내에 조금씩 쌓이게 된다. 그러다보니 국민 한 사람이 가공식품을 통해 연간 섭취하는 식품 첨가물이 자기 몸무게 정도의 양이라고 한다.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에는 식품 첨가제 외에도 지방, 소금, 당분 등의 함량이 일반 음식과 비교해 월등하게 높다. 또 곡물류 대신 설탕과 온갖 향료로 범벅이 된 초콜릿과 핫케이크류를 더 선호한 지 오래됐다. 그 결과는 건강한 식생활의 파괴이자 재앙이다. 여태껏 국민들이 이토록 많은 지방과 설탕을 섭취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단맛에 익숙한 식습관이 뇌와 지능의 발달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하고 있다. 당분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뇌에 해를 끼치고,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지나친 설탕 섭취는 이상행동, 과잉행동, 학습방해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미국 작가 케네스 주프리는 자신의 글에 "혈당 수치의 급격한 상승은 처음에는 주의력과 경계력을 높이고 머리를 맑게 해주지만 설탕이나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져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며,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썼다.

유럽 식품학 및 영양학연구소는 "설탕은 마약과 유사하게 뇌의 보상시스템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처럼 한번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설탕, 소금, 합성감미료가 들어있는 자극적인 음식만 골라먹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피자, 빵, 과자 등은 대부분 수입 밀가루로 만들어진다. 수입 밀가루는 오래 저장해도 썩지 않고 벌레 한 마리 안 생긴다. 수입 밀가루에 구아자닌, 카벤다짐, 디페노코다졸 등의 살균제와 말라티온, 메치오카브, 벤디오카드 등의 살충제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1993년 부산과 목포에 들어온 미국, 호주산 수입 밀에서 허용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농약이 검출된 적도 있다. 이런 농약들이 사회문제화 되자 요즘에는 포르말린 등의 훈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포르말린은 생물 실험실에서 마취제나 표본 방부제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건강한 식생활을 회복하려는 운동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크게 유행한 '매크로바이오틱스(macrobiotics)' 운동이다. 동양의 자연사상과 음양원리에 뿌리를 둔 이 운동은 무가공, 유기농, 몸에 좋은 통음식 먹기를 주장한다. 가공식품, 특히 설탕이 첨가된 식품은 철저히 피하고 유기농 곡류와 채식을 중심으로 식사할 것을 권한다.

매크로바이오틱스의 자연식단 지침 중에는 '청량음료, 착색식품, 캔류와 병류 등 공장에서 나온 음식을 먹지 않는다',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이어야 한다',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온 음식은 피해야 한다'는 항목들이 있다.

또 하나의 음식문화 개혁운동은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브라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의 패스트푸드 문화에 대한 반발에서 촉발됐다.

전원생활을 통해 정성껏 키운 재료들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드는 음식이 가장 소중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즐기는 것이 바로 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농협중앙회가 '食(식)사랑農(농)사랑운동'을 주창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운동은 식생활, 식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 국민건강 증진과 농(農)의 가치를 확산시키자는 운동이다. 이를 통해 도시민의 식생활 변화를 유도하고, 우리 민족의 농촌의 다양한 식문화를 계승·발전시키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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