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서래마을서 찾은 '프랑스의 맛'

하현정 2012. 4. 19. 04: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인정하는 정통 프랑스 음식은 어떤 맛일까.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래마을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인의 40%가 넘는 800여 명이 모여 사는 곳이다. 세계 최고의 미식가인 프랑스인들이 모여 사는 덕분에 특별한 맛집도 많다. 가정식 레스토랑과 정통 프랑스 요리 전문점, 프랑스 정통 디저트 맛을 재현한 베이커리숍은 프랑스인들마저 '고향의 맛'으로 평가할 정도다. 프렌치 메뉴들을 즐길 수 있는 서래마을의 대표 맛집들을 소개한다.

하현정·조한대 기자 < happyha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kimkr8486joongang.co.kr >

프렌치 레스토랑 '줄라이' 오너 셰프 오세득

매일 장인의 자부심 담은 새 메뉴 기다려요

"시대가 변했어요. 다양한 음식을 이탈리안이나 프렌치 요리 등으로 구분 지을 수 없죠. 프랑스 음식점에 파스타가 있고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푸아그라가 있어요. 식재료도 똑같아요. 올리브 오일을 주로 사용하는 이탈리안 기법이냐, 버터와 유제품을 쓰는 프렌치 기법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이죠. 이젠 '어떤 셰프의 요리인지'가 더 중요해졌어요."

 서래마을에서 프렌치 레스토랑 '줄라이'를 운영하는 오세득(36) 셰프의 말이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 있는 요리학교 ICE(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에 입학했다. 공부를 위해 외국까지 나간 만큼 요리 경험을 쌓고 싶었다. 수업이 끝나면 맨해튼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했다. 집에 돌아와선 복습을 하느라 오전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휴일에는 뉴욕 시내 레스토랑을 찾아 다녔다. 음식을 먹어본 후 맛이 좋으면 셰프를 만났다. 돈은 안 받아도 되니 주말에 일할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레스토랑에서 일 하는 것을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들에게서 요리를 배워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여겼죠." 2년여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듬해 다시 미국에 가기도 했지만 한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하면서 국내에 정착했다. 그는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며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고 싶었다. 2007년 6월, 줄라이를 열었다.

가족 모임 많은 일요일엔 코스 요리 더 저렴

"장사는 목 좋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해야죠. 그런데 요리사는 장사꾼이 아니라 '장인'이라고 생각해요. 제 실력으로만 평가 받고 싶었어요. 도전이었죠."

 그의 말대로 줄라이는 서래마을 중심지인 카페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다. 방배중학교에서 몽마르뜨 공원으로 가는 2차선 도로 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가게로 사용하기에 위치가 그리 좋지 않아 강남 지역의 다른 곳보다 임대료가 싼 편이에요. 비싼 임대료를 내면 음식값도 그만큼 비싸질 수밖에 없죠.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 놓으려고 노력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 요리를 맛 보이고 싶기 때문이죠."

  그가 꼽는 대표 요리는 '로스트 푸아그라'다. 오븐에 구운 푸아그라 위에 과일을 잼처럼 만든 처트니와 빵가루에 향신료인 카다몸·스타아니스·정향·커민 등을 넣어서 구운 크리스피를 올린다. 한라봉 즙, 프랑스 발로나 초콜릿으로 만든 소스와 구운 닭 뼈, 야채에 레드 와인을 넣은 소스를 섞어서 곁들여 먹으면 된다.

 줄라이는 매일 메뉴가 바뀐다. 신선한 재료에 맞춰 그때그때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 줄라이에 간다는 것은, 특정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오 셰프의 요리를 즐기러 간다는 의미다.

 평일 고객은 주로 비즈니스 모임을 하는 회사원들이기 때문에 식사 시간이 1시간30분을 넘지 않도록 요리 코스를 조절했다. 가족 모임이 많은 일요일엔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평일보다 저렴한 가격에 코스 요리를 제공한다.

줄라이

주소 서초구 반포동 577-20번지

영업시간 월~토: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시~10시30분 일: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시~9시

메뉴가격 월~토: 와이즈 코스(점심 3만5000원, 저녁 6만5000원), 프리미어 코스(점심 6만원, 저녁 8만5000원),

일: 와이즈 코스(점심 3만원, 저녁 5만원), 프리미어 코스(점심 5만원,저녁 7만5000원)

*부가세 10% 별도. 저녁엔 봉사료 10% 추가

주차 발레파킹

전화번호 02-534-9545

정통 디저트 카페 '오뗄두스' 오너 셰프 정홍연

상큼한 크렘당주, 오후엔 맛보기 어려워요

프랑스어로 '달콤한 호텔'이라는 뜻의 오뗄두스는 서래마을의 대표적인 디저트 카페다. 일본 리가로열호텔 동경 제과장 출신 정홍연(44) 셰프가 지난 2010년 4월 초 문을 열었다. 정 셰프는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제과명장이다. 일본에서 활동할 때 '제과업계의 전설'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했다. 일본 왕족과 유명 연예인,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그의 디저트와 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호텔을 찾았다. 재팬 케이크쇼 초콜릿 대형공예 부문 1위, 'TV 챔피언' 프로그램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부문 우승을 한 최초의 외국인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명성은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서래마을 사람들뿐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온다. 전지현·장동건 같은 톱스타도 단골 손님이다.

 일본에서 이름을 날리던 셰프가 압구정동·청담동도 아닌 서래마을에 가게를 낸 것은 무슨 이유일까. "자본이 넉넉지 않기도 했지만 개인이 하는 베이커리숍을 운영하기에 좋은 입지 조건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번화하지 않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좋았죠. 프랑스 마을이라는 특징도 디저트 카페와 잘 어울렸고요."

 오뗄두스는 서래마을 본점을 시작으로 광화문과 인사동에도 진출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숍이 위세를 떨치는 요즘 오뗄두스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달콤한 호텔'이라는 이름 속에 있다. "호텔은 친절하고, 청결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안전'입니다." 건강을 책임지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호텔 같은 베이커리숍'이 바로 오뗄두스라는 것이다. 이 곳의 모든 스태프는 파티셰다. 직접 만들고 판매까지 하는 것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직접 판매하면 더욱 친절하고 정성껏 팔게 된다"는 것이 정 셰프의 소신이다.

전지현·장동건도 찾는 호텔 같은 베이커리숍

오뗄두스의 메뉴는 대부분 스테디셀러다. 꾸준히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기 때문이다. 묵직하고 진한 맛을 내기 위해 유제품은 대부분 프랑스에서 수입해오고, 과육 같이 신선도가 중요한 재료는 국내산을 쓴다.

 '천사의 크림'으로 불리는 '크렘당주'는 오후가 되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인기 메뉴다. 크림치즈의 한 종류인 마스카르포네 크림치즈 속에 산딸기와 딸기 퓨레가 들어 있어 부드럽고 상큼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놓쳐서는 안될 메뉴 중 하나는 '딸기쇼트케이크'. 일본에서 'TV 챔피언'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셰프 대결에서 1등을 차지한 메뉴다. 부드러운 생크림과 치즈를 이용한 블렌딩 노하우로 치즈 케이크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마카롱 역시 일품이다. 마카롱은 프랑스 고급과자로 겉은 바삭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다. 노란색 패션프루츠, 주황색 캬라멜, 보라색 커시스 등 종류가 20가지에 이른다. 특히 '자몽 와사비 마카롱'은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 셰프만의 특별 메뉴다.

 좀 더 알뜰하게 오뗄두스의 디저트를 즐기고 싶다면 매월 5일 '오뗄두스 데이'를 기억하자. 지정된 메뉴를 20~50% 할인 판매하는 특별 이벤트가 열리는데, 정 셰프가 새로 개발한 메뉴를 가장 처음 맛볼 수 있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오뗄두스

주소 서초구 반포동 93-5번지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메뉴가격 마카롱 2000원, 크렘당주 5000원, 까눌레 2500원. 딸기쇼트케이크 1조각 4500

원, 얼그레이 밀크잼 5500원

주차 건물 뒤 주차

전화번호 02-595-5705

와인바 '맘마키키' 정원경·신리 부부

고추냉이 삼겹살 안주에 와인 한 잔 어때요

"여기서 데이트하고 결혼한 커플이 83쌍이에요. 1호 커플은 어젯밤에 둘째 아이를 낳았다고 연락이 왔어요." "커플들이 주는 청첩장을 다 모아놓고 있답니다. 올해 6월에도 결혼하는 커플이 있고요."

 와인바 '맘마키키'의 주인장 정원경·신리 부부의 말이다. 아내 신씨는 "사람의 인연은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주인과 손님이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는 곳이 바로 맘마키키다. 이들 부부는 모두 연극 배우 출신이다. 아내 신씨는 산문집을 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연극 배우이자 작가인 특별한 주인장들과의 소소한 대화도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다.

 이들 부부가 맘마키키를 연 것은 9년 전. 이들이 와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해외 여행' 덕분이다. "대학 시절, 방학 때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어요. 사람들이 와인을 담은 물잔을 들고 서서 이야기를 하며 마시더군요. 그 뒤 미국에 갔는데,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와인을 팔더라고요. 한 잔씩 마시고 들어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모습이 생소했죠." 부인 신씨의 기억 속에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하게 와인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히피문화 중심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헤이트 애시버리의 와인바와 레스토랑에서의 기억도 와인바 오픈에 영향을 미쳤다. 정씨는 "외국에서 와인은 비싸기만 한 술이 아니라 편하고 즐거운 술"이라고 말했다. "와인은 대화를 많이 하게 만들죠. 오래 두고 마시는 술이니까요. 잔에 따른 와인이 공기와 만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색다른 맛을 내거든요. 그래서 싫은 사람과는 마실 수 없는 술이기도 하죠."

격식 따지지 않는 선술집 분위기 찾는 이 늘어

맘마키키에는 단골 손님이 많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중년의 전문직 종사자부터 20대 젊은 커플도 눈에 띈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두 사람은 입을 모아 "격식을 따지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게 입구에 적힌 'Life Cooking Bistro'라는 문구처럼, 사람이 있고, 음식과 대화가 있는 '인생을 요리하는 선술집'인 것이다.

 정씨는 비싼 술을 권하지 않는다. 한 종류의 와인을 열 잔 이상 자신이 직접 마셔본 후 손님들에게 권한다. 그가 추천하는 와인은 프랑스의 '샤또 라 샤펠 몽르뽀', 이탈리아산 '듀디피케 끼안띠 끌라시꼬', 칠레산 '센타우리'다.

 이 가게에서 와인과 곁들이기 좋은 메뉴는 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 모듬치즈, 멕시코 음식 쿼사디아 등이다. 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은 신씨가 고안해 만든 한식 퓨전 요리다. 와인·삼겹살·생강·마늘을 넣고 소금·후추로 간을 해 이틀간 숙성시킨다. 그릴에 초벌구이를 한 뒤 올리브 오일과 채소를 넣고 볶는다. 위에 고추냉이 소스를 뿌린다. 쿼사디아는 밀가루 반죽을 펴서 구운 빵인 '토르티야'에 햄·양파·치즈 등을 넣어 만든 음식이다. 

맘마키키

주소 서초구 반포4동 93-5번지

영업시간 오후 5시30분~다음날 오전 1시(일요일 휴무)

메뉴가격 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 1만8000원, 쿼사디아 5000원, 모듬치즈 3만원, 와인 5만~20만원대

주차 건물 뒤 주차

전화번호 02-537-7912

김중만의 파리 사진 장식

분위기 살린 서울팔래스호텔

파리 정취 느끼며 하룻밤 묵은 뒤 서래마을 매력 여유롭게 즐겨요

서래마을의 매력은 '여유로움'이다. 많은 맛집과 갤러리들을 좀 더 편안하게 둘러보고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쯤 머물러도 좋다.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은 서래마을 바로 옆에 있는 '서울팔래스호텔'. 한국 속 프랑스마을인 서래마을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인 특색을 살려 '프랑스'를 주요 컨셉트로 삼는 호텔이다.

객실에서 파리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르다. 지난해 리노베이션 공사를 하면서 사진작가 김중만씨와 협업해 객실에 아트워크 작업을 했다. 침대 위, 테이블, 거실 벽 등 객실 곳곳에 파리의 유명 관광지와 뒷골목 정취를 담은 김 작가의 사진들을 전시한 것이다.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 작가의 작품은 9~11층 이그제큐티브 객실(귀빈층)과 전용 라운지, 6~8층 객실에서 만날 수 있다. 객실 타입에 따라 서로 다른 2~3점의 작품이 있고 라운지와 엘리베이터 홀에도 작품이 전시돼 있다.

독자 이벤트

서울팔래스호텔 객실 이용권 드립니다

응모 마감: 4월 26일 당첨 발표: 4월 30일

중앙일보 '강남 서초 송파 & ' 독자 2명에게 서울팔래스호텔 객실 이용권(이그제큐티브 객실 1명, 코너 스위트 1명)을 드립니다. 중앙일보 고객 멤버십 사이트 JJ라이프에서 응모하면 됩니다. 당첨자는 JJ라이프에 공지하고 휴대전화 문자로 개별 통보합니다.

문의 1588-3600(내선 4번)

jjlife.joongang.co.kr

하현정.조한대.김경록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강남 경찰, 룸살롱 황제에 뜯은 돈이 무려… 187cm·근육질 '꽃중년 모델' 실제 나이가… 벽에 소변 비비던 노인, 조사관 들어오자… 사랑의 도피 日 여대생, 한국 남친과 헤어지자… 비행기 변기 커버쓴 여인 "내 모습에 반해…" 초호화 파티광男, 정학 받고도 호텔가서… 우주왕복선 비행본 미국인들 눈물 '뚝뚝'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