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괴담.."틀고 자면 사망" "아니다" 논란

2008. 7. 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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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연구·논문 없어 '검증 안된 상식'

한여름 밀폐된 방에서 밤새 선풍기를 켜고 자면 위험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확실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

전문가들도 선풍기를 '한밤의 살인자'로 자신있게 지목하지 못한다. '질식사' '저체온증' '심장질환 유발' 등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추정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숨진 사람 옆에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을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23일 송형곤 성균관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선풍기 사망사고의 원인으로 저산소증을 꼽았다.

송 교수는 "대기중에는 산소가 20% 정도 있는데 문을 닫은 채 선풍기를 얼굴 쪽으로 향하게 하면 얼굴 쪽은 진공상태와 비슷하게 된다"며 "특히 술을 마시고 오랜 시간 얼굴 쪽을 향해 선풍기 바람을 쏘이면 서서히 산소가 희박해져 의식이 아른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강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선풍기 바람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이나 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선풍기가 직접 사인이든 아니든 사망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반면 '선풍기로 인한 사망'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모은경 강동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라며 "의학 서적에도 언급된 바 없고, 외국 쪽에서도 그런 연구는 없다"고 말했다.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선풍기 때문에 호흡기 장애나 저체온증이 발생해 사망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체온이 정상에서 8~10도는 떨어져야 하는데 선풍기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의견은 분분하지만 어느 누구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풍기 사망사고'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학자도 없고, 이와 관련한 논문 역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홍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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