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고서정의 승무원 칼럼] '오서 보살'의 미소

2010. 3. 10. 16: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을 절정으로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김연아 선수의 경기는 다행히 오랜만에 나온 국내선 비행에서 볼 수 있겠다 싶어 안도했었건만, 갑자기 내린 폭우로 숙소가 있던 지방 유선방송이 경기 시작 10여분을 남기고 갑자기 끊겨버리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조용했던 로비에 폭주하는 항의전화를 보니 달려 내려간 나뿐만 아니라 모두들 가슴 조여가며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을 위해 도착한 울산공항 TV앞에는 구름처럼 모인 승객들이 탑승시간은 뒷전인 채 무언가에 홀린 듯 저마다 입은 반쯤 벌리고 눈에는 감격의 눈물을, 입에는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벌써 몇 번째일지 모를 김연아 선수의 경기장면을 보고 또 보고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다음날 비행한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신문들이 1면에 아사다 마오의 고개를 떨군 사진을 실었고, TV에서도 울먹이는 기자회견을 방송하는 등 애써 침착하면서도 착잡한 분위기였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스포츠 신문을 찾는 많은 승객들의 요청에 승무원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지만 그래도 기쁘고 흐뭇한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17일간 이어진 이 각본 없는 올림픽 드라마에서 내가 가장 감동했던 장면은 바로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경기 시작 직전 링크에 홀로 서 있는 김연아를 바라보며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다정히 미소 짓는 장면이었다. 긴장감이 극에 달했을 그 순간 선수에게 어떤 격려의 말이나 지시보다도 말없이 눈을 바라보며 신뢰와 안정을 주려는 모습에 무척 감동했었는데 나처럼 느낀 네티즌들도 많았던지 벌써 '아빠미소' '오서보살'이라는 별명까지 생긴 모양이다. 오서 코치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 함께 일을 할 때 연아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우리의 처음 목표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이번 달 팀원들과의 비행을 계획하며 나 자신에게 반문해본다. '나는 사무장으로서 팀원들이 진정 비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가? 아니 그 전에 내 스스로가 비행을 즐기고 있는가?'라고. 매일매일의 일상을 더구나 직업으로 삼은 일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매 비행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수많은 예측할 수 없는 일들과 직면해야 하며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상 긴장하고 꼼꼼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침착함과 순간순간의 정확한 판단력 외에도 얼굴에는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아야 하니 승무원의 일은 어쩌면 피겨 스케이팅 선수와도 닮은 구석이 꽤 많은 것 같다.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에서 진정한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사무장>

<scnewsrank> 결별 노홍철, 무한도전 무한뉴스서 심경 고백?

이청용, EPL 랭킹 91위...100위 내 첫 진입

비밀애 윤진서-유지태, 자동차 정사신 공개

양현석, 통큰 사랑! 이은주 생일파티로 수영장 통째로 빌려

에이미, 100평대 호화 대저택 최초 공개 "럭셔리 그자체"

[ ☞ 웹신문 보러가기] [ ☞ 스포츠조선 구독]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