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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通)하였느냐?'한국미를 담뿍 담고 있어 큰 화제를 모았던 이재용 감독의 영화 '스캔들'에서 배우 배용준(37)의 대사다. 이는 곧 정(情)을 통했는지, 어떻게 소통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를 단 한마디로 함축한 명대사이다.

이 영화에서 화제가 됐던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화려하고 멋진 가구와 복식, 특히 여배우들의 색색의 정교한 장신구들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 장신구들은 등장인물 간의 복잡한 정(情)의 흐름을 상징하듯 서로 얽히고설킨 모양새가 범상치 않았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가장 신기해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인의 손재주와 관련된 것이다. 작은 액세서리에 지어진 정교한 매듭부터 머리카락을 이용해 각종 예술을 펼치며 다양한 묶는 법을 선보이는 여성들까지, 손을 이용한 '매듭짓기'는 이제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이자 풍습으로 각인되고 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매듭을 사용해 왔다. 아이를 낳으면 대문에 매다는 금줄에서부터 메주나 고추를 말릴 때 사용하는 매듭까지 그 종류와 용도 또한 다양하다. 물론 부채의 장식이나 노리개, 저고리의 옷고름 등 장신구로 사용되는 매듭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매듭의 종류는 30여가지. 그 명칭은 꽃이나 곤충, 사물 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많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매듭인 '도래매듭', 도래매듭에 귀가 달려 붙여진 이름인 '귀도래매듭', 동그랗고 귀여운 모양을 지닌 '가락지매듭', 생강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 '생쪽매듭', 나비 모양의 '나비매듭' 등이 있다. 또한 기본 매듭인 도래매듭과 귀도래매듭을 이용해 '꼰디기 매듭' 등의 다른 매듭들을 만들 수 있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던 한국스타일박람회에는 매듭 전문가들이 여럿 참여했다. '조순희 규방공예'의 조순희 씨는 천연재료를 이용한 천연염색 장식품과 자수를 놓아 만든 명함집, 수저집 등 우리 고유의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민속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거의 모든 장신구에 달려 있던 매듭이었다.

조씨는 "우리 겨레에게 매듭은 소통과 정을 상징한다. 감정이 서로 교차하고 매어지면 '정'이라는 새로운 결실이 맺어진다"며 매듭은 이러한 소통과 끈끈한 정, 즉 우리 국민 고유의 정서를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정해진 순서에 의해 맺어져 각각의 연결고리로 인해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하는 매듭은 '끈끈한 정'과 '소통'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전통매듭에 이야기를 담아 그것을 소비하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과 이미지를 곁들인다면 '매듭'은 그 자체로 매우 가치있는 관광상품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리저리 얽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매듭은 한국을 대표할 전통문화 아이콘의 하나로 더욱 뻗어갈 것이다.

이영란 기자( yrlee@heraldm.com) 김하정,오영경 대학생인턴기자/sandou@hanmail.net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m.co)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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