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바캉스 정말 귀찮아, 나는 낭만 방콕족

2008. 8. 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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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보내는 휴가 이렇게 즐겨라

1년 만에 돌아온 여름 휴가. 선글라스, 비키니, 공항 리무진, 보라카이 해변, 훗카이도 유람선 등등이 머릿속을 스친다. 허나 그것도 잠시. 치솟는 기름값, 넘치는 인파, 아파트 중도금 날짜, 덥고 습한 공기, 애인의 신경질 등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뜨거운 혓바닥 내밀고 나를 기다릴 짜증, 짜증…. 여름 휴가는 로망인 동시에 예정된 피로다. 그래서 힘겨운 여행 대신, 단지 비용 문제가 아니더라도, 집에서의 느긋한 여유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방콕'이다. 그 갖가지 모습을 들여다보자.

오! 나의 럭셔리 방콕

● 블루레이 즐기기

블루레이는 FULL HD 수준의 화질과 현재의 5.1채널 사운드보다 훨씬 향상된 음질을 들려주는 차세대 매체.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최소 40만원대로 DVD 플레이어보다 비싸고, 타이틀 역시 DVD보다 비싼 편이다. 하지만 배우들의 작은 솜털 하나까지 잡아내는 화질이 돈값을 충분히 해준다. 편안히 거실에 드러누워 해변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참석한 듯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아이템.

● PS3 또는 X-BOX

게임 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방콕 휴가의 쏠쏠한 재미. 플레이스테이션3(PS3)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로도 쓸 수 있으니 휴가철을 맞아 하나 장만해둘 만하다. 최근 이 게임기들은 인터넷 연결을 통해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어,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서도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방에서 운동을 하고 싶다면 X-box의 '기타 히어로' 같은 게임(기타처럼 생긴 조이스틱으로 실제 기타 연주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을 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 폴 오스터 전집 읽기

도시인의 일상을 그려내는 작가 폴 오스터의 소설은 방콕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 된다. 전집을 사서 하루에 한 권씩 읽는 것도 좋을 듯.

평소에 엄두를 내기 힘들었던 두꺼운 책들, 혹은 특정 배우나 감독의 영화를 담은 DVD 전집을 구입해 감상하는 것도 즐거운 휴가가 된다.

● 시간 들여 요리하기

평소에 밖에서 대충 사 먹던 음식을 직접 공들여 요리하는 것 역시 방콕 휴가를 택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 신선한 재료를 주문해 파스타, 스테이크, 초밥 등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거나, 아예 큰맘 먹고 오븐을 사서 쿠키를 구울 수도 있다.

● 인터넷 홈쇼핑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휴가기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인터넷 쇼핑으로 해결한다. 위의 필요한 것들을 모두 인터넷 홈쇼핑으로 결제하고 느긋이 소파에 기대 기다린다면 그것이야말로 럭셔리한 휴가 준비다.

알뜰하게, 하지만 재미있게

● 동영상 UCC 만들기

요즘은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만으로도 얼마든지 동영상 UCC를 만들 수 있다. 엽기적인 행동이든 춤을 춰보든, 찍어서 UCC로 올려 네티즌들의 반응을 알아보자. 값비싼 장비 없이도 순식간에 인터넷 공간에서 스타로 뜰 수 있다. 무엇보다, 시간이 잘 갈 것이다.

● 라면 탐구

방콕족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양태는 바로 '면식 수행'(라면 먹기). 늘 먹는 라면이지만 이번에는 시간이라는 재료를 넣어 최대한 맛있고 다양하게 즐겨보자. 생수를 라면 끓일 물로 쓰거나, 면을 따로 데친 뒤 끓이거나, 라면을 이용한 부대찌개나 김치찌개를 해 먹거나.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 IPTV

요즘 IPTV는 각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미국 드라마 등을 서비스한다. 만약 <로스트>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휴가 기간 동안 방콕하면서 지난 시리즈를 한 자리에서 섭렵할 수 있다.

● DC인사이드로 가자

면식수행하는 방콕족에게 바이블과 같은 존재는 바로 인터넷 사이트 DC인사이드(www.dcinside.com). 정말 '모든' 분야에 걸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특히 음악, 사진, 동영상을 재편집해 만들어내는 패러디는 인터넷의 유머 트렌드를 이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양과 질이 뛰어나다. DC인사이드의 광활한 세계에 빠져 한참을 웃다보면 어느새 휴가가 끝나 있을지도.

● 내 생애 최고의 숙면

불규칙한 생활 리듬으로 인해 평소 아무리 자도 개운하지 못한 느낌을 받아왔다면 방콕 휴가를 통해 최고의 수면을 맛보는 건 어떨까. 자고 싶을 때 자는 것보다는 아침 기상-독서-운동-규칙적인 식사-수면으로 이어지는, 말 그대로 '모범생'의 생활을 해 보면서 현대인이 맛보기 힘든 단잠을 경험할 수 있다. 비용은 물론, 공짜.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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