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강자 현실세계까지 지배하다

이현정기자 2008. 6. 7.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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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방송·출판·식품…

오후 1시 학교에서 돌아오면 메이플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자전거 경주를 벌인다. 배가 출출해지면 근처 편의점에 들러 메이플 빵을 사먹고, 집으로 돌아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메이플 스토리'를 본다. 저녁을 먹고 숙제를 마치면 30분간 컴퓨터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 '메이플 스토리'에 접속해 새로운 캐릭터의 코디에 몰두한다. 새 주인공 '아루'를 장식해주려고 아이템을 마련하기 위해 아껴둔 용돈으로 사이머 머니를 구입한다.

온라인게임 '메이플 스토리' 마니아인 초등학교 2학년 A군의 일상이다.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은 온라인게임은 더 이상 컴퓨터 모니터 안의 가상세계에 그치지 않는다. 유명 게임의 캐릭터들은 컴퓨터를 뛰쳐나와 문구, 스포츠용품, 패션잡화, 식품 등으로 온라인에서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친숙하게 자리잡았다.

■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각광

온라임게임 캐릭터 라이선싱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은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다. 주인공 아루가 역경을 극복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는 밝은 게임 스토리를 기반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마법사, 전사 등 캐릭터 상품만 700여종을 개발했다. 문구와 장난감에서 나아가 지난해에는 ㈜삼립식품과 '메이플 빵'을 만들었고, 올해는 ㈜삼천리자전거와 손잡고 '메이플 자전거'를 출시했다.

국내외 방송ㆍ출판 시장에서도 온라인게임은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라비티의 인기 게임인 '라그나로크'는 온라인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해외에서 눈길을 끈 선두주자. 2004년 한·일 합작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일본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됐다. 이후 '메이플 스토리' 애니메이션이 지난해 일본에서 방영돼 5%의 시청률을 올렸고, 4월부터 한국에서도 방영중이다. '메이플 스토리'는 2004년 총 26권 분량의 만화책으로도 출간, 누적 판매부수 700만부를 기록했다. 최영우 넥슨 홍보팀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게임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업계에선 노출 효과가 뛰어난 온라인게임을 '타킷 마케팅'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간접광고는 2000년 넥슨이 퀴즈게임 '큐 플레이(퀴즈퀴즈)'에서 실제 의류 브랜드를 활용해 캐릭터 의상을 제작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에서는 차 모형을 BMW 미니로 선보이는 등 확대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 광고는 회원들의 로그인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타깃 마케팅이 용이하고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으로 지속적으로 회원이 증가하는 등 신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 가상세계 자체가 거대한 시장

온라인게임 내의 가상세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된 지는 오래다.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연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것을 뒷받침하는 건 바로 유저(사용자)들의 아이템(게임 캐릭터들의 의상이나 장비) 거래다.

사단법인 콘텐츠경영연구소 원은섭 기획팀장은 "현실세계에서는 자신의 일과 역할이 한정돼 있는데 반해, 가상세계에서는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가꾸고 변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바타 치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한다. 그리고 "온라인게임의 커뮤니티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부터 게임 대결까지 상호작용이 활발한 공간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가상세계에 쉽게 몰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몰입성 때문에 게임 중독이나 아이템 현물 거래 사기 등 부작용도 속출한다. 원 팀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게임 산업은 지난 10년간 국내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수익창출 모델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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