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자가 온다① 일본 제치고 1위 방문국 부상
올해 방한 중국인 450만 명 예상... 단일 국가론 역대 최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인구 13억5천만 명의 대국 중국이 여행에서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사상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서 45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최대의 외래 시장으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경제 발전과 중산층의 성장 추세를 볼 때 여가와 문화에 관심을 돌리는 중국인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지리적 위치, 유사한 문화적 배경, 한류 열풍 등으로 방한하는 중국인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인의 특성과 만족도, 중국에서 판매되는 여행 상품, 단체관광 시 쇼핑 강요를 금지하는 '여유법(旅遊法)'의 시행이 미칠 영향 등을 분석했다.
◇ 해외여행자 1억 명 시대의 도래
지난 4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중국이 2012년 최고의 여행 지출국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작년 중국인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1천20억 달러로, 2011년에 비해 40% 증가했다.
외국을 찾는 중국인의 발길은 2000년대 이후 크게 늘고 있다. 2001년에는 1천213만 명이던 해외여행자가 2011년에는 5배가 넘는 6천900만 명으로 급증했다.
그렇다면 중국인의 주요 해외여행지는 어디일까. 중국여유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최고의 인기 여행지는 2천832만 명과 1천977만 명이 방문한 홍콩과 마카오였다.
다음으로는 한국을 방문한 사람이 많았고 대만과 말레이시아, 일본, 태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3위에 올랐지만, 전체 해외여행자 가운데 점유하는 비중이 3% 안팎에 불과했다. 중국 관광 시장의 잠재력이 무궁하다는 뜻이다.
중국인 해외여행자의 수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거주지의 편향성에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중국의 해외여행자는 베이징, 광둥성, 상하이, 저장성, 장쑤성 등 5개 지역 출신이 75%를 차지했다. 내륙 지방에서도 경제 발전이 이뤄지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여행 방식이 패키지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바뀌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주마간산 식으로 관광지를 훑는 대신 문화를 체험하고 개인적 취향을 좇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중국인, 한국에서 이렇게 여행한다!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본격화된 시기는 10년 남짓에 불과하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방한 중국인은 연평균 16.3%씩 증가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발맞춰 2008년 청소년 수학여행단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고,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등 비자 요건을 간소화해 왔다.
올해 10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모두 377만 명이다. 그중 승무원을 제외하면 여성 194만 명, 남성 134만 명으로 여성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2010년까지만 해도 한국에 입국하는 중국인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또한 5년 전인 2008년에는 관광 목적인 방문자가 42만 명, 사업이나 업무로 온 사람이 17만 명이었으나, 올해는 관광을 위해 한국을 선택한 중국인이 10월까지만 해도 272만 명에 달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드러나는 또 다른 변화는 20대 여행자의 증가이다. 2010년까지는 입국자 가운데 31~40세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이듬해부터는 21~30세가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이 한국에 여행을 오는 주된 이유가 거리와 비용에 있다고 분석한다. 경제가 발달한 동부 지방은 한국과 매우 가깝다. 게다가 저렴한 여행 상품이 많다 보니, 경제적인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2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평균 체류 기간은 7.5일이다. 일본이나 홍콩, 대만, 태국 관광객이 5일 전후로 머무는 것에 비하면 길다.
여행 인원은 2명 이상이 70.2%로 혼자보다는 두세 명의 소규모 단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패키지여행자가 많다는 인식과는 달리 에어텔을 포함한 개별여행자가 3명 가운데 2명꼴이었다.
색다른 점은 여행 정보의 입수 경로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지인과 여행사의 조언에 의지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높은 반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한다는 비율은 낮았다.
여행 동기와 한국에서 하는 활동으로 미뤄보면 중국인에게 한국은 '쇼핑 천국'이다. 쇼핑 때문에 한국에 왔다고 답한 중국인의 비율은 73.8%로 홍콩, 대만, 태국 거주자와 함께 상위권을 형성했다.
음식 때문에 방한하는 일본인, 역사와 문화 유적에 주목하는 서구인에 비해 쇼핑이 목적이라는 응답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방한 기간에 참여한 활동에서도 쇼핑을 했다는 사람이 85.7%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았다. 또 가장 좋았던 활동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도 절반에 가까운 여행자가 쇼핑이라고 답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구입하는 물품은 향수와 화장품, 의류, 인삼이 많다. 그중에서도 화장품은 20∼40대 여성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인기 품목이다. 국내의 중저가 브랜드가 중국에서는 비싸서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물건은 명품이다. 관세청이 올해 7월 말까지 국적별 면세점 이용액을 집계한 결과, 중국인이 8억6천338만 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한국인을 앞질렀다.
'요우커(旅客)'의 명품 선호 성향은 개별여행자와 패키지여행자에게 두루 나타난다. 중국인을 인솔하는 한 가이드는 "중국에서는 명품을 사는 데 규제가 있는 데다, 홍콩보다 한국 면세점이 더 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면서 "한 번에 수천만 원씩 구입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씀씀이가 큰 중국인의 성격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인 개별여행객의 지출 경비는 2천317.5달러로 다른 국적의 여행자보다 500∼1천 달러 정도 많았다. 이 가운데 쇼핑이 1천409달러로 60.8%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인이 한국 내에서 방문하는 여행지는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 기업체 인센티브와 크루즈 여행자가 많은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은 거의 가지 않았다.
비단 중국인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특히 서울 쏠림이 두드러졌다. 주요 방문지 10위 안에 든 곳이 명동, 동대문시장, 남산 등 모두 서울의 명소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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