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프런티어>"COPD, 癌보다 더 무서워.. 폐기능 50% 이상 떨어져야 자각"

김충남기자 2012. 3. 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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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

만약 빨대로 숨을 쉰다면 얼마나 고통이 클까.'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Chronic ObstructivePulmonary Disease)'이 바로 그런 질병이다.COPD 상태에서 폐 기능이 갑자기 확 떨어지는 'COPD 악화(exacerbation)'를 경험한 환자는 5년 생존율이 5% 미만일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이래서 COPD를 암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라고 부른다. 특히 COPD는 천식과 달리 한번 망가진 폐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COPD 치료 권위자인 심재정(52)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지난 27일 만났다. 심 교수는 "COPD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폐 기능이 50% 이상 떨어져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방치하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조기 검진을 통해 COPD로 진단받는 환자는 전체의 5%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 교수는 "50세 이상 흡연자의 85%가량은 기침, 가래 증상의 위험 시기이거나 경증의 COPD 잠재 환자"라며 "이런 숨겨진 환자가 폐 기능이 더 떨어져 악화되기 전에 조기 진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환자들이 기침, 가래 증상을 흡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COPD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심 교수는 "하루 한 갑씩 10년 이상 담배를 피웠고, 40세 이상이라면 현재 금연 중이어도 정기적인 폐 기능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그는 지난 1986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96년부터 구로병원에서 호흡기내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현재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COPD는 어떤 질환인가.

"담배나 공해 물질 등에 의해 기관지나 폐포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겨 숨을 잘 쉬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폐에서 산소를 교환하는 폐포가 손상되는 폐기종과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기관지염을 합한 형태로 대부분 나타난다. 3분의 2 정도에서 두 가지 형태가 같이 나타나고 나머지는 각각 나타난다. 기관지염으로 기도가 두꺼워지면서 숨이 들어오기는 해도 잘 나가지 못해 쇳소리가 난다. COPD는 모세기관지가 수축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인 천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양상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천식은 폐 기능 검사를 하고 치료하면 폐 기능이 100% 되돌아오지만 COPD는 기관지가 파괴돼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는 게 근본적으로 다르다."

―COPD의 증상은.

"폐 기능이 50% 이상 떨어져야 증상이 나타난다. 가래와 기침, 호흡곤란이 3대 증상인데, 보통 만성 기침과 가래는 환자들이 무시한다. 감기거나 기관지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 엉뚱한 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급성적으로 악화돼 호흡곤란이 오면 그때 병원에 온다. COPD는 '50% 룰'이라는 게 있다. 여러 증상 중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가 50%이고, 폐 기능의 50% 이상이 떨어져야 증상이 나타나며, 임상적으로 50세 이상이 환자의 50% 이상인 것을 말한다."

―COPD의 원인은.

"COPD의 90% 이상은 담배 연기, 즉 흡연에 의해 생기고 연기 또는 매연 등 공해 물질에 의해서도 발병한다. 심각한 것은 COPD는 폐가 이미 망가졌기 때문에 담배를 끊어도 계속 진행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담배를 늦게 끊을수록 폐 기능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보통 원래 폐 기능의 80% 밑으로 떨어지면 COPD로 진단된다."

―COPD에 동반되는 질환은 어떤 것이 있나.

"매우 많다. COPD 자체가 심혈관 질환 리스크를 가져온다. COPD 환자의 40∼60%가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다. 근육이 마르는 '머슬 로스'가 굉장히 많고, 골다공증과 당뇨 등도 생긴다. 또 COPD 환자의 절반 정도가 우울증에 걸린다. 보통 2∼3개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암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폐암의 경우 똑같이 담배를 피우면서도 COPD 환자는 그냥 담배만 피우는 사람보다 병에 걸릴 확률이 5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PD 유병률과 사망률은.

"2005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잠재 환자를 포함해 45세 이상의 16%가 COPD 환자이고, 65세 이상은 30%나 된다. 이렇게 유병률이 높은데도 환자들이 병이라고 생각 안 하는 게 문제다. COPD는 우리나라 전체 사망 원인의 5∼6위에 달한다. 전체 COPD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다. 평균 생존 기간은 병기에 따라 다른데 1∼2기는 매우 오래 살지만, 3기는 3∼4년, 4기는 1년밖에 못 산다. 4기는 폐 기능의 30%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COPD 치료법은 어떤 게 있나.

"사실상 약물 치료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수술도 있지만 극히 예외적이다. 비약물 치료로는 위험 인자를 회피하는 금연과 호흡 재활 치료, 산소 치료 등이 있다. 약물은 대부분 흡입제인데, 초기에는 주로 기관지 확장제를 쓴다. 폐 기능이 50% 이하면 흡입 스테로이드제인 항염증제를 쓴다. 둘을 섞는 흡입 복합제도 쓰인다. 하루에 한 번 약을 쓰는데, 입으로 흡입하는 방식이다. 스프리바, 세레타이드, 심비코트 등이 대표적 약물이고, 최근에 나온 약품으로 닥사스가 있다. 닥사스는 만성 기관지염 형태 중 폐 기능이 떨어지고 자주 악화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이 약은 아직 보험 적용이 안 돼 비싼 편이다. 약물 치료는 COPD가 진행되는 것을 막고, 악화도 막는다. 일부 폐 기능 회복도 가능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환자들은 또 결핵이나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 COPD 악화를 예방해야 한다."

―COPD와 관련된 연구는 어떤 게 있나.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약을 개발하고 있다. 의사들은 이 약을 환자에게 적용해 보다 효과적인 약을 찾는 데 기여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쓸 약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약이 많이 좋아졌다."

―COPD가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5∼6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그전에는 병이 있어도 관심이 없고 전공 의사도 별로 없었다. 환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숨어 있던 사람들이 치료받기 시작하면서 환자가 더 많아졌다. 고령화로 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COPD 예방법은.

"금연이 최고다. 또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이나 현미, 호두 등 항산화제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걷기 등 유산소 운동도 중요하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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