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 공포.. 실내 방향제는 괜찮을까

2011. 11. 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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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공간 장시간 노출 피하고 환기 자주 해야

[동아일보]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보건당국이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을 다시 경고함에 따라 살균 성분이 포함된 생활용품 전반에 대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악취나 세균을 없애기 위해 뿌리거나 바닥에 놓는 방향제는 들이마시는 횟수가 잦기 때문에 안전성을 걱정하는 주부가 많다.

최근에는 지하철과 공공 화장실에서도 스프레이형 방향제를 분사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자동차 안에서도 방향제를 쓰는 운전자가 늘었다. 방향제를 집에서 쓰지 않더라도 바깥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커진 것.

○ "방향제로도 폐 손상 될 수 있다"

2006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의대 존 밤스 박사 연구팀은 "실내 방향제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파라디클로로벤젠이라는 물질은 공기와 접촉하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만들어 내는데 여기에 자주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 걸리거나 폐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국내 의료계 전문가들도 이런 연구 결과에 동의한다. 강희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사람들은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심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방향제에도 기침이 심해지거나 목이 붓고, 농도가 짙을 경우 폐가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방향제 자체가 모두에게 위험한 물질은 아니다. 복숭아 알레르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먹고 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 복숭아를 먹는다고 사망하는 건 아니다.

보건당국이 실험 쥐를 대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흡입 실험을 해봤더니 특정 제품을 흡입한 쥐의 허파꽈리 세포가 딱딱해지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가습기 살균제가 모든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는 보지 않는다. 강 교수는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가렵고 향기에 불쾌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방향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천식환자 가급적 안 쓰는 것이 좋아

지난해 여성환경연대와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시중에 판매되는 방향제 9종류, 지하철 화장실에서 쓰이는 방향제 2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세 종류의 프탈레이트가 다량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첨가제인데 사람이나 동물의 체내에서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다. 특히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BP는 2003년 유럽연합(EU)이 화장품에 넣는 것을 금지하고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 원료 배합에 금지한 물질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소비자가 유해성분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향제의 성분과 함유량 표시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에탄올과 메탄올, 디알릴프탈레이트 등의 유해물질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따라서 천식을 앓고 있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실내에 방향제를 두지 않는 편이 낫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인이라도 오랜 시간 방향제에 노출되는 것은 피하라"고 권한다.

○ 프탈레이트 성분은 꼭 확인

보건당국은 "방향제 성분에서는 아직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가습기 살균제를 조사하면서 방향제와 플러그형 모기향 등 다양한 제품군도 폭넓게 검토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사용자 설문조사를 했으나 방향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도 "방향제를 밀폐된 곳에서 농도를 심하게,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가급적 신체에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꼭 방향제를 쓰고 싶다면 되도록 프탈레이트가 들어있지 않거나 미량이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프탈레이트는 카드뮴에 비견될 정도의 독성을 갖고 있다. 동물 실험 결과 프탈레이트는 간 신장 심장 허파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여성 불임, 정자 수 감소를 일으키는 등 생식기관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다. 프탈레이트의 종류에는 DEHP, BBP, DBP, DEP 등이 있다.

또 천연 성분, 무독성 같은 표현이 있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천연 추출물에도 독성이 있을 수 있다. 진짜 무독성이라면 살균 효과가 떨어진다. 번거롭지만 창문을 열고 자주 청소를 해서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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