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의사가 본 노인의 性 실태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2011. 5. 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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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은 인간의 3대 기본욕구로서 성생활은 젊은 사람에게뿐 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젊은 남성에서 성기능은 생식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원만한 성생활을 통한 즐거움과 행복 추구의 수단이지만, 중년 이후 노년기 남성의 성기능은 남성으로서의 존재감이나 아직도 건재하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 [헬스조선]영화 '죽어도 좋아' 한 장면

최근 서울시에서 시내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 1천명을 상대로 '노인의 성(性)'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성생활을 지속하는 노인의 월평균 성관계 횟수는 1회가 31.3%, 2회가 40.8%이었으며,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을 통해 애인을 만든 경우도 20% 이상 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젊을 때부터 성생활을 자주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발기부전의 빈도가 적지만, 규칙적인 성관계를 하던 사람들조차도 나이가 들면서 성기능은 감소한다. 성교의 횟수도 20~30대에는 주 2~3회이던 것이 50~60대에는 주 1회내지 월 1회로 감소하지만 80대에도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필자가 진료한 방광염과 질염이 자주 재발하는 78세의 여자환자는 하루는 눈물을 흘리며 84세된 남편분이 주 2~3회 갖가지 체위의 성행위를 요구하여 힘들다고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여성은 폐경이 되면 질이 좁아지고 탄력성이 소실되며 분비물도 바짝 말라 버리기 때문에 심한 성교시에는 통증과 출혈, 염증 등으로 성생활을 회피하게 된다. 따라서 노부부의 경우 노인남성의 지나친 성욕과 성행위 요구 및 부적절한 성행위의 테크닉 등도 문제가 된다.흔히 남녀노소 질내삽입이 가능할 정도로 딱딱한 음경발기가 되지 않으면 신체적 정신적 접촉을 포함한 모든 성행동을 중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여성은 딱딱한 음경이 질내에 삽입되지 않아도 성적 극치감을 느낄 수 있으며, 노령의 남녀 모두 손이나 입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적쾌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극치감은 떨어져도 스킨쉽이나 포옹, 애무나 키스를 통해서도 즐거움이나 성적만족을 느끼고 친밀감이 강화될 수도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 약 4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88.3%가 자위행위나 삽입 없는 애무 등 성적 행위를 즐기고 특히 70대 남성도 42%가 1주에 1회 이상 이와 같은 성적인 행위를 즐긴다고 했다.

노인들에게 만연해 있는 불안, 우울과 함께 배우자의 죽음, 이혼, 직업의 상실, 사회적 지위의 박탈과 건강과 관련된 가족문제와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쉽게 성기능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혼자사는 건강한 노인들이나 배우자와의 성생활이 원만하지 않은 경우에는 비정상적인 성관계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하게 된다.

배뇨통과 요도분비물을 주소로 내원한 80대 할아버지에게 최근 성관계를 한적이 있냐고 여쭈었더니 "의사양반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사별한지가 10년이 넘었어. 그런데 만나는 사람은 있어. 과부라 그래서 믿고 했더니 나 원. 이거 성병이야?"하고 겸연쩍어 하셨다. 2007년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성병의 발생현황에서 50세 이상 중, 노년층의 성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노래방이나 공원 등에서의 음성적 성관계가 증가하고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발매된 이후 노인들의 성관계 빈도가 증가하였을 뿐 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져서 성병감염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수년전 우리나라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가 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들의 성을 솔직하게 풀어낸 영화인데, 노인이라고 해서 더 이상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은 남녀 모두의 책임이다. 젊었을 때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이루어지는 성생활이 있었다면 노년에는 은근하게 사랑하는 잿불이나 반딧불 같은 사랑이 있다.

노인에게 젊을 때와 같은 지나친 성행위나 부적절한 성관계는 건강을 해치지만 나이와 체력에 맞는 규칙적이고 꾸준한 성생활은 건강에 더 좋다. 이를 통해 발기부전도 예방하고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더 건강해 질 뿐 만 아니라 남녀 모두에게 뇌를 자극해 노화, 치매 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섹스를 많이 할 수록 오래 산다는 것은 이미 현대의학에서 정설로 굳어졌으며 이 밖에도 노년기의 성생활로 인해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들은 헤아리기 어렵다.

생리적인 노화현상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성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전신건강을 유지하고 꾸준하고 규칙적인 성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스트레스, 불안, 과로를 피하고 흡연, 음주 등의 생활습관을 개선하여야 하며 균형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또한, 주기적인 건강진단을 통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예방하고 잘 관리하여야 한다. 발기가 잘 안 된다고 해서 성생활을 중단하기보다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남아있는 성기능을 잘 보전하고 유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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