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오해와 진실] (3) 한약은 간에 안좋다?

정명진 2011. 2. 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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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있는 모 양방의원 원장이 필자의 한의원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찾아온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소위 '구안와사'라는 병증인데, 안면신경이 마비돼 입이 돌아가고 눈을 감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 원장은 그냥 침만 맞으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진맥과 한방검사를 해보니 반드시 한약을 같이 먹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그는 "간염보균자기 때문에 한약을 먹을 수 없다"며 "간을 지키기 위해 절대로 한약을 안 먹겠다"고 주장했다.

둘이 한참을 옥신각신하던 끝에 결국 매일 자신의 병원에서 스스로 간 기능 검사를 하면서 한약 복용을 하기로 했다. 물론 간에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2주분의 한약을 복용한 후 추가로 2주를 더 복용키로 했다.

그 일을 겪으면서 참 서글펐다. 같은 의료계에 있는 사람도 한약이 간에 안좋다고 생각을 하니 일반 환자들은 더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의 오해처럼 한약을 먹기만 하면 무조건 간이 나빠지는 것이 사실이라면 한약으로 간질환이 치료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최근에는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한약이 간에 안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간 기능을 더 좋게 만든다는 논문을 주위에서 쉽게 구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약은 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식약재와 한약재가 혼용되고 있는 국내 한약재의 불합리한 유통관리를 들 수 있다. 간질환을 비롯해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귀가 얇아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규격 한약재를 처방받는 것이 아니라 소위 무면허 업자들에게 혹해서 검증되지 않은 식품용 약재를 구해다 먹는 경우가 많다. 국가에서 검증된 규격 한약재가 아니면 문제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식약재를 구해다 먹고 간이 나빠진 사람에게 "뭐 드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한약 먹었다"고 한다.

그러니 한약이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이다.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약재가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몸에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약도 약이기 때문에 몸에 맞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간이 나빠진 경우에는 약국에서 일반적으로 사먹는 감기약도 간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약이든 한약이든 간에 반드시 전문가인 의료인의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한약은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처방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잘 맞는 약재나 처방이 같은 병을 앓는 다른 사람에게는 의외로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간질환 환자가 먹고서 일정부분 효과를 본 약재나 처방이라 하더라도 그 약재나 처방이 다른 사람의 간 질환에는 오히려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함부로 아무 약재나 처방을 복용하면 안 된다. 지금 자신의 간 기능이 걱정된다면 근처에 있는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갈 것을 권한다. 물론 한약과 인체의 전문가인 한의사가 정확한 진맥을 한 후, 안전한 규격 한약재를 처방했을 때 당신의 간은 건강을 되찾을 것이다.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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