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과도한 음주! 치질 주의보 발령

2010. 12. 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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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신모씨는 지난 주말 거래처와 한 해를 마감하는 거한 술자리를 가졌다. 신씨의 탁상 달력에는 지난주부터 연말까지 모임 스케줄이 빽빽하게 차있다. 계속되는 술자리에 어느덧 신씨는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고 호소한다.

한국은 현재 OECD 회원국 중 1인당 음주량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애주국이다. 특히 사교와 친목을 위한 모임이 잦아지는 연말연시에는 주류 매출이 평월 대비 20% 가까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평소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즐기지 않던 사람도 연말연시가 되면 불가피하게 술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잦아진다.

이로 인해 소위 '술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화불량도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치질도 술 때문에 급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치질 수술의 빈도는 여름철보다 1, 2월에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술 마시면 항문 혈관 부풀어 치질 악화

치질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술만 먹으면 항문에서 피가 나고 치질이 심해진다'는 말이 남 얘기 같지는 않을 것이다. 치질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변비와 음주를 꼽을 만큼, 술은 치핵이나 치루에 절대적으로 해롭다.

서울송도병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남우정 과장은 "치질은 정맥혈관이 뭉쳐있는 항문의 정맥층에서 발생하는데,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다량의 혈액이 항문 주위에 공급된다"면서 "이로 인해 항문 혈관이 부풀어 오르면서 출혈을 일으키는 등 치질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질환자가 만취상태로 잠이 든 후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면 하룻밤 사이에 치질이 훨씬 충혈되고 커져 있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치질은 알코올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외에도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풍성한 안주도 위험요인 중 하나다. 지나치게 맵고 짜거나 자극성이 강한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다음 날 배변 시 항문이 과열된 듯 따갑고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 맑은 국물, 녹차, 꿀차 함께 마시면 도움

만약 치질 증상이 있다면 초기에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치료는 비수술적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미리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혈성 치핵이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실 때 뜨거운 국물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더운 국물을 마시면 땀과 함께 알코올이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맵고 짠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좋으며 따뜻한 꿀차, 녹차를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술을 꼭 마셔야만 한다면 조금씩 마시되 미리 속을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 특히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위벽도 보호되고 포만감으로 술 마시는 양도 줄어든다.

물을 옆에 두고 같이 마시는 습관도 바람직하다. 술을 많이 마신 경우 술을 물로 착각하고 자꾸 마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때 옆에 물을 놔두어 술 대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음을 피하도록 한다.

평소에 '배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누운 자세에서 배에 손을 얹고 문질러 주는 방법이며 하루 두 번, 10분 정도 실시하면 된다. 30분 정도 빠르게 걷기나 괄약근에 좋은 케겔 운동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케겔 운동을 통해 항문 괄약근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 근육층에 분포된 모세혈관이 건강해진다.

술로 인해 설사가 잦아졌다면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 발생하기 쉽고 이로 인해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휴지로 자주 닦거나 강한 수압의 비데를 사용하면 마찰로 인해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남우정 과장은 "항문 청결을 위해서는 아침, 저녁 따뜻한 물로 닦고 밖에서는 가능한 한 부드럽게 뒷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만약 출혈이 있을 경우 가능한 배변시간을 짧게 해 불필요한 출혈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미 매경헬스 기자 [lsmclick@mkhealth.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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