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과학..낮잠은 'Good' 몰아 자는 건 'Bad'

2008. 11. 2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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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구결과, 낮잠이 뇌 활동을 도와 기억력 및 창조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소 부족한 수면을 몰아서 자는 것은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해 받지 않는 낮잠, 뇌의 기억력ㆍ창조력 높여

미국 뉴욕 CUNY 대 윌리엄 피시바인 박사는 "최근 실험에서 낮잠을 자면 단순 기억력뿐 아니라 배운 사실을 응용하는 창조력까지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자야 하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뿐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 자야 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수면의 질보다는 수면의 '지속'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데, 피시바인 박사도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는 단계인 '서파수면(徐波睡眠)'에서 '렘(REM) 수면'까지 수면이 지속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피시바인 박사는 짧은 낮잠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서파수면이 뇌 활동에 더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 실험에 임했다.

연구팀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대학생 20명에게 자매 (姉妹), 시녀(侍女) 등 2음절로 된 한자어를 배우도록 했다. 그런 후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90분 동안 낮잠을 자도록 하고 수면이 방해받지 않는지 모니터를 통해 확인했다. 나중에 이 두 그룹은 모두 생전 처음 보는 한자단어를 고르는 객관식 시험을 치렀다. 시험은 '왕녀(王女)에 해당하는 한자어를 고르라'는 식이었다.

실험결과, 낮잠을 잔 그룹의 대학생들은 이전에 익혔던 한자어 중 늘 같은 뜻을 가진 단어가 있다는 것을 더 금방 깨닫고 이를 응용했다. 예를 들어, 자매(姉妹), 시녀(侍女) 등의 단어에 모두 '계집 여(女)'자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왕녀(王女)'란 단어를 고른 확률이 더 높았던 것. 피시바인 교수는 "낮잠을 잔 그룹에서 정답을 맞힌 확률이 더 높다"면서 "깊은 단계의 수면을 방해받지 않으면 단순한 기억력뿐 아니라 이를 응용하는 창조력 등 전반적으로 뇌 활동이 증진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수면 거식증'은 도움 안 돼

반면, UCLA 대 데니스 맥긴티 교수는 평소의 수면 부족을 나중에 몰아서 자는 '보충 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맥긴티 교수는 실험쥐를 트레드밀 위에서 재우고 수면이 30초 지속될 때마다 잠깐 전원이 켜지도록 해 수면을 방해했다. 이렇게 12일 동안 실험한 뒤 이후 2주 동안은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마음껏 잘 수 있도록 했다. 이 쥐들에게 미로를 지나도록 한 결과, 평소에는 쉽게 통과하던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맥긴티 교수는 "무호흡이든 노화든 어떤 이유로 수면을 방해받았을 경우 정보의 기억이 시작되는 해마 부위의 뇌세포 생성이 억제돼 기억력이 떨어진다"면서 "이번 실험에서는 수면을 지속적으로 방해받았을 경우 수면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한동안 뇌활동을 방해받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수면을 방해하는 수면 중 무호흡증 등을 치료하고 평소 방해받지 않고 적절한 수면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버드대 스틱골드 박사는 "주중에는 늦게까지 깨어 있다가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은 뇌 활동에도, 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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