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우리 아이 비만의 원인은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

2013. 11. 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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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선생님, 우리 아이는 고기도 별로 안 먹이는데 왜 이리 살이 안 빠지는지 모르겠어요?"

소아비만을 진료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겸 항변중의 하나가 지방 미스터리이다. 지방도 많이 먹지 않는데 살이 찐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만이 비만을 만들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적어도 매우 그러하다.

나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개 다음 말로 답변한다.

"소고기가 왜 맛있나요? 지방이 많아서이죠, 그런데 소도 전혀 고기를 먹지 않는답니다. 풀만 먹을 뿐이죠."

내가 본 바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의 한국형 비만은 탄수화물과다섭취에서 비롯되며 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등의 인슐린저항성 관련 질환뿐만 아니라 유방암, 자궁암, 대장암, 전립선암과 같은 비만관련 악성종양의 거대한 선행원인이다.

탄수화물에 대한 과도한 섭취는 어른과 아이를 통틀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다. 성인비만뿐만 아니라 소아비만이 유행병이라고 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 뿌리에 탄수화물 중독이 자리잡고 있다. 중독을 일으키는 맛으로는 단맛, 짠맛, 고소한 맛 등이 있는데 폭식이나 과식경향을 보이는 많은 소아청소년들이 특히 탄수화물이 주는 단맛에 중독성향을 보이고 있다.

탄수화물에 대한 중독성이 강화되면 혈당 피드백에 의한 자연스러운 조절작용이 망가지고 그 와중에서 인슐린저항성이 악화되는데 이런 현상을 혈당롤링현상이라고 한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나 탄수화물음식을 단기간에 과량 섭취하면 인슐린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 과다 분비된 인슐린으로 인해 우리 몸은 저혈당상태에 빠진다. 저혈당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야기시킨다. 이런 저혈당 상태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다급하게 탄수화물 갈구현상을 야기하여 탄수화물 폭식을 부추긴다. 다시 고혈당이 온다. 이후는 사이클의 연속이다. 이렇게 고혈당과 저혈당을 오가다 보면 탄수화물 의존성이 강력해질 뿐만 아니라 심신의 불안감과 스트레스 또한 증가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어른에 비해 신체조절능력이 떨어지므로 저혈당으로 인한 신체적 위기반응이 더 심할 수 있다. 혈당롤링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두뇌혈당공급이 불규칙하여 집중력저하를 일으키고 이는 ADHD와 같은 병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ADHD로 진단받은 많은 소아비만 아동들이 식습관과 먹는 음식종류가 개선되면서 주의집중력이 향상된 것이 좋은 증거이다.

특히 두뇌활동이 많은 청소년기 학생에서 혈당롤링현상은 매우 치명적이다. 인체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기관이 뇌이며, 뇌에서 에너지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양소가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아침밥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이유도 잠을 자는 시간 동안 공복 상태에 있던 뇌가 아침밥을 통해 하루를 활발하게 지낼 활력을 얻기 때문이다.

과도한 탄수화물 탐닉이 주는 소아비만과 혈당롤링현상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 못지 않게 양질의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질의 탄수화물이란 혈당지수가 지나치게 높지 않은 복합당질로 이루어진 탄수화물이다.

혈당지수란 음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탄수화물이 혈당치를 높이는 속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며 포도당 100g을 먹었을 때의 혈당치의 상승도를 100이라고 했을 때 각 음식 100g이 일으키는 혈당치의 상승을 숫자로 비교한 것이다. 설탕이 혈당지수가 가장 높으며 식이섬유 100%는 혈당지수가 0이다.

현미 대 흰쌀빱, 감자 대 고구마. 과연 어떤 음식의 혈당지수가 높고 낮을까? 현미와 흰 쌀은 어렵지 않게 많은 사람들이 현미로 맞추지만 고구마와 감자에서는 정답이 반반으로 갈린다. 더 달기 때문에 혈당지수가 높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고구마의 혈당지수는 오히려 감자보다 매우 낮다. 혈당지수가 낮은, 즉 건강에 좋은 탄수화물일수록 색깔이 까맣고 거칠다. 즉 정제되는 과정에서 섬유질을 잃음으로써 탄수화물은 그 고유의 긍정성을 잃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질기고 덜 하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질긴 음식에는 탄수화물의 최대 긍정형태인 섬유질이 풍부하다. 각종 채소, 배아가 살아 있는 곡류, 통째 먹는 과일 등은 이런 특성들을 모두 갖춘 음식의 제왕들이다. 사람들이 꺼리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생양배추도 스무 번 이상 천천히 씹으면 말할 수 없이 신선하고 달콤한 천연 감미를 느낄 수 있다.

올바른 성장을 위해 육류는 오히려 적절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지나친 육류제한이 성장저해와 빈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이의 비만이 이유 없이 미해결이라면 탄수화물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지 않는지 되돌이켜볼 일이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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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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